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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금알’인줄 알고 담았더니…이커머스 ‘산 자’의 딜레마 [증권 플러스]
초고속 성장 전자상거래 시장의 이면
보호예수 해제 차익실현 물량 급증
쿠팡, 주가 9달러 ↓…구주 매출만 대박
쓱닷컴 설립 1조원 투자 유치 신세계그룹
美 이베이 등 초대형 M&A에 단골 등장
실적부진 편의점CU ‘유통 1위’ 자리 흔들
틈새공략 구구스·청담글로벌 투자회수 촉각

코로나19 대유행이 불러온 비대면 소비 급증은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시장의 초고속 성장을 이끌었다. 이커머스 기업들은 자본시장에서도 위상을 높였다. 사모펀드(PEF)들의 공격적인 투자 때문이다. 하지만 ‘큰손 투자자’들이 잇따라 차익실현에 나서며 이커머스 기업들의 가치평가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최근 3년간 조 단위의 이커머스 기업 거래가 쏟아졌다. 쿠팡이 기업가치 약 70조원으로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했고, 이베이코리아가 3조4000억원에 주인이 바뀌었다. 하지만 올 들어 이커머스 사업 성패는 엇갈리는 모습이다.

▶쿠팡, 9달러까지 급락…주가 반등 가능할까=쿠팡은 이커머스 업계는 물론 증시시장의 새 역사를 썼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5년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적자의 늪’에 빠진 쿠팡에 1조원을 투자할 당시에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2018년 2조2500억원을 추가로 투자했을 땐 투자금 회수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수조원대의 자금으로 쿠팡은 물류센터 등 대대적인 인프라 투자에 나섰다. 로켓배송을 바탕으로 업계 1위 자리까지 올랐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기업가치 70조원으로 상장에 성공할 때까지 시장은 반신반의했다. 공모가보다 40% 급등한 데 이어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보호예수 해제에 따른 차익 실현 물량이 쏟아지며 주가가 급락하기 시작했다. 최대주주인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9월 2조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매다. 지난 3월 쿠팡의 2대주주인 그린옥스캐피탈파트너스는 5000만주를 매도했다. 상장 이후 5번째 매도로, 총 5조9000억원 가량을 챙겼다.

쿠팡은 높은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할 수익성 개선세를 보여주지 못했다. 주주들은 너도나도 매도에 나섰다. 연이은 유상증자로 기존 주주의 보유 지분이 희석되는 점도 주가를 억눌렀다. 49.25달러로 증시에 입성한 쿠팡은 올 들어 최저 9달러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결국 후발주자로 쿠팡에 올라탄 개인 투자자들만 발이 묶인 꼴이 됐다.

▶신세계, 3.4조 M&A…이커머스, 전략적 투자자(SI)에겐 절실했다=쿠팡의 폭풍성장은 전통의 유통 공룡들에게 너무나 위협적인 존재였다. 자체적으로 플랫폼을 개발해 사용자 확대에 나섰으나, 오프라인으로 업을 시작한 이들에겐 온라인은 혼자 힘으로 풀기 어려웠다. 신세계, 롯데 등이 이커머스 인수합병(M&A) 때마다 등장했던 이유다.

신세계그룹은 2018년 10월 이커머스 통합법인 쓱닷컴(SSG닷컴)을 설립한 이후 1조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블루런벤처스(BRV)는 2019년 3월 7000억원을 쓱닷컴에 투입했다. 추후 30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할 예정이다.

지난해 초 이베이 미국 본사가 이베이코리아 매각에 나섰다. 기업가치 5조원이라는 역대급 딜이었다. 이베이코리아는 오픈마켓 1, 2위인 지마켓과 옥션을 운영하며 연간 6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었다. 이마트(신세계)는 롯데와의 경쟁 끝에 3조4404억원으로 이베이코리아 지분 80.01%의 확보하게 됐다. 2015년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인수(7조1700억원)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초대형 투자로 어떻게 그룹과 시너지를 낼지, 수익성 감소세를 멈추고 반등시킬 수 있을지 4조원대의 기업가치를 더 성장시킬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그룹의 주요 상장사인 신세계, 이마트 등에 호재 또는 부담이 될지도 지켜봐야할 것이다. 이마트는 최근 공격적인 M&A에도 불구하고 실적 전망에 대한 실망이 쏟아지면서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비지에프리테일에 유통주 시총 1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틈새 공략 구구스, 청담글로벌…투자회수에 관심=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스톤브릿지캐피탈과 벤처캐피탈(VC) 아주IB투자는 지난해 12월 국내 1위 중고 명품 플랫폼 구구스(GUGUS)를 인수했다. 2002년 설립된 구구스는 현재 전국 27곳에 오프라인 중고 매장을 갖고 있으며 회원 수는 약 30만명, 판매 실적은 180만건에 달한다. 최근 들어 오프라인을 넘어 온라인 확장에 주력하고 있으며 스톤브릿지와 아주IB투자는 향후 온라인에서 외연 확장이 클 것으로 보고 1450억원에 인수를 완료했다. 2020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65억원으로, 약 20배 수준의 가치(EV/EBITDA)로 평가한 모습이다.

구구스 외 중국시장을 공략해 고속성장 중인 청담글로벌은 기관 수요예측에서 공모가를 6000원으로 확정하고 내달 3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다. 올 들어 수요예측 부진 등으로 5곳의 기업이 상장 철회를 단행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공모가 희망 범위(8400∼9600원) 하단을 29% 낮췄다.

청담글로벌은 최근 3년 간 연평균 123%의 성장을 기록하는 점, 중국 징동닷컴의 국내 유일 1차 벤더라는 점, 자금 조달로 고속 성장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 등을 내세워 투자자 모집에 나섰다. 일찌감치 주주로 이름을 올린 재무적투자자(FI)들은 지난해 모두 보통주로 전환했고 전환가는 공모가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상장 성공시 FI들은 수익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김성미 기자

miii0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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