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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박' '자생당사' '이송역-윤박역'…책임론 공방 속 민주 '말말말' [정치쫌!]
'책임론' 썰전 활활…친명 vs 친문·친낙 감정싸움까지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6·1 지방선거 참패 '책임론'이 당을 거세게 휘감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소속 및 출신 의원·정치인들 사이 '썰전'이 이어지며 연일 숱한 이슈를 낳고 있다. 지선이 끝나자마자 '이재명 책임론'으로 공세를 시작한 친문(친 문재인) 세력과 지금은 누구 탓을 할 때가 아니라는 친명(친 이재명)계 사이 대립이 심화되면서다. 설전을 주고받을수록 계파 간 감정싸움 골은 깊어지는 모양새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자료사진). 이상섭 기자

▶"대표 수박 되겠다"…"민주, 수박정당?"= 포문은 이번 선거에서 전략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았던 이원욱 의원이 열었다. 그는 개표가 진행될수록 민주당 패색이 짙어져 가던 2일 새벽, 페이스북에 "이재명 친구, 상처뿐인 영광! 축하합니다"라고 이재명 당선인의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선을 비꼬았다.

그러자 이 게시물에 이 당선인을 옹호하는 지지자들의 댓글이 달리면서 이 의원을 "수박"으로 지칭한 글도 발견됐다. 수박은 주로 이 당선인 지지자들 사이에서 "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의 은어로 쓰인다.

이원욱 의원은 오히려 이를 맞받아쳐 "필요하다면 대표 수박이 되겠다"고 썼다. 그러면서 "수박은 국민들이 무더운 여름철에 가장 선호하는 과일이다. 민주당은 지금 무더위의 여름철보다 훨신 견디기 어려운 상황이다"라며 "무더위에 국민들이 수박을 찾듯 이 순간 국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민주당에서 최소한의 발언이라도 하는 수박이 아닐까 한다. 내가 민주당의 수박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수박' 발언은 국민의힘에게 빌미가 되기도 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법사위원장 사수 방침에 대해 "만약 민주당이 손으로는 법사위를 붙잡고 입으로만 혁신을 외친다면, 그것은 표리부동의 행태다. 겉과 속이 다른 '수박정당'이라는 자기고백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자료사진) [연합]

▶'자생당사·당생자사'…"망하니까 보이더라"= 최근 국가정보원장에서 물러난 '정치 9단' 박지원 전 원장도 민주당을 향한 비판에 가세했다. 그는 1일 방송사 출구조사를 시청한 뒤 "자생당사(自生黨死), 당생자사(黨生自死)라는 말을 페이스북에 남겼다. 박 전 원장은 "이 책임은 누가 질까"라면서 "자생당사라는 말이 당내에 유행한다더니, 국민의 판단은 항상 정확하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박 전 원장이 이재명 당선인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민주당이 참패하는 가운데 홀로 당선권에 있던 이 당선인을 겨냥해 작심비판한 것이라는 해석이 뒤따랐다.

이어 "광주의 투표율을 보며 길을 찾으시라"며 "당생자사. 당이 살고 자기가 죽어야 국민이 감동한다"고 적었다. 또 "일본항공(JAL)이 방만한 경영으로 상장 폐지되고 3년간 피나는 구조조정 후 다시 상장하며 당시 회장 왈 '망하니까 보이더라'"라는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3일에도 박 전 원장은 일침을 이어갔다. 그는 "2연패한 민주당은 내부 총질에 혼연일체가 돼있다"고 비판하며 "민주당은 국민만 생각하고 피터지게 싸울 때다. 패배한 정당은 항상 싸우면서 길을 찾고 희망을 찾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수는 패배하면 반성도 백서도 없이 구렁이 담 넘어가듯 지나간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어 "진보는 싸우고 백서내면서 전열을 정비한다. 그러나 오래 싸우진 말아라"며 "진짜 싸움은 밖에, 민생 경제에 있다.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라고 했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자료사진) [연합]

▶"이송역 출발, 윤박역 정차"?= 친문계 핵심이자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했던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이번 선거를 이렇게 정의했다. "이송역(이재명-송영길)에서 출발해서, 윤박역(윤호중-박지현)에 비상 정차했다가, 김포공항에서 끝난 선거다."

지난 대선 패배의 직간접적 책임자인 이재명 전 대통령 후보와 송영길 전 대표가 대선 한두달여만에 지선 출마로 정계 욕심을 드러내며 포문을 연 선거가 쇄신안을 둘러싼 윤호중·박지현 비상대책위원장 간 갈등으로 비상상황에 봉착했고, 막판에는 김포공항 이전 논란으로 민심을 잃었다는 분석이다.

최 전 수석은 또 "이렇게 출구 없는 내홍으로 가다가는 가장 빠르고 완벽하게 당이 '폭망'할 것"이라며 "앞으로 올 민주당의 불행은 지금의 상상을 훨씬 넘을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객관적인 평가"라며 "이를 위해서는 그 평가 주체가 반명·친명이 아닌 의원들과 인사들이 중심이 돼야 한다. 당내 선거용 의원 모임은 다 해체해야 한다. 당권투쟁 개인정치의 온상이고 분열의 거점이기 때문"이라고 일침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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