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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분기 성장률 예상보다 더 나빴다…물가·금리·환율 ‘빨간불’
내수 성장률 마이너스
금리 오르면 소비도 위축
환율 상승에 무역수지 악화

우리나라의 1분기 경제성장률이 소비와 투자가 뒷걸음질치며, 가까스로 0.6% 성장을 기록했다. 수출만이 성장을 견인했지만, 이 역시 속보치보다 미끄러지면서 성장 우려를 키웠다.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는 올 1분기 0.6% 성장했다. 종전 속보치보다 0.1%포인트 하향한 수치다. 이에 따라 연간 2.7% 경제성장률 달성도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은은 지난달 수정경제전망에서 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0%에서 2.7%로 낮췄다.

전문가들은 방역조치 완화와 기저효과 등으로 2분기 이후 성장세가 나타날 수 있다면서도,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소비와 투자의 하방 압력 역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유일한 버팀목 수출도 0.5%p하향 조정…내수는 ‘마이너스’=올 1분기 성장률은 한 분기만에 0%대로 회귀했다. 민간소비(-0.5%), 건설투자(-3.9%), 설비투자(-3.9%) 등 소비와 투자가 일제히 전기대비 부진한 영향이다. 수출은 3.6% 늘며 성장률을 끌어올렸지만 속보치(4.1%)를 0.5%포인트(p)나 밑돌았다.

1분기 성장률 기여도를 항목별로 나눠보면, 내수는 -1.1%p로 성장을 끌어내렸다. 이는 2020년 1분기(-2.0%p)이후 최저치다. 특히 건설투자(-0.6%p)의 경우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가장 낮았다. 다만 순수출 기여도는 1.7%p로 나타나며 1분기 성장을 도왔다.

1분기 성장률(잠정)이 속보치보다 하향 조정되면서 하방압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전방위적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 환율 상승에 따른 소비 위축과 경상 수지 적자가 한국 경제의 성장을 끌어내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박정수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1분기만으로 올해 전체를 판단할 수는 없지만, 경기가 예상보다 둔화된 것으로 나온다”면서 “특히 공급충격으로 인한 물가상승 압박과 금리 인상에 따른 소비와 투자 위축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거리두기 완화 효과가 2분기부터 나타나고 3분기까지는 기저효과로 성장 추세가 기대되지만, 근본적 경쟁력이 드러나는 시기는 4분기”라며 “우크라이나 사태, 미국과 중국의 갈등 등을 감안하면 물가상승은 대외적 요인에 따라 나타나는 것이고, 이를 잡기 위해선 경기 둔화는 감수해야 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커지는 환율 상승 압박…수출·소득성장도 위태=달러 가치 상승으로 인한 고환율도 경제 버팀목이 된 수출의 내용을 훼손시킬 요소다. 원·달러 환율은 올 들어 주요국의 긴축 전환으로 상승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1분기 수출이 유일하게 선방했다고 하지만, (환율 등을 고려할 때) 무역수지 적자로 사실상 이익을 남기지 못하고 있다”면서 “방역조치가 풀리기 시작해 내수 경기가 나아질 것이란 정부 기대가 있지만, 기업 투자로 이어지고 경기가 살아나기까진 시간이 걸린다. 올해 한은의 경제성장률 전망치인 2.7%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환율은 소득도 끌어내릴 수 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는 3만5373달러(작년 연평균 환율 기준 4048만원)로, 3년만에 증가 전환했다.

한은은 “소득의 증가 전환은 지난해 환율이 하락하며 달러 표시 명목GDP 규모를 키운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연평균 원·달러 환율은 3.0% 하락했고, 명목 GDP는 2071조7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6.7% 성장했다. 9.7%를 기록한 2010년 이후 11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성연진·박자연 기자

yjsung@heraldcorp.com
nature6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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