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 이정환 기자]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의 양대 노총인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의 갈등이 재점화 되고 있다.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대표노조인 PB파트너즈 노동조합이 소속된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산하 전국식품산업노동조합연맹(식품산업노련)은 8일 SPC그룹 사옥 앞에서 ‘PB파트너즈 노동조합 노동권 사수 전국식품산업노련 총력투쟁결의대회’를 열었다. 결의대회에는 400여명의 한국노총 식품산업노련 조합원이 참석한 것으로 추산된다.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대표노조인 PB파트너즈 노동조합이 소속된 한국노총 산하 전국식품산업노동조합연맹이 지난 8일 SPC그룹 사옥 앞에서 ‘PB파트너즈 노동조합 노동권 사수 전국식품산업노련 총력투쟁결의대회’를 열고 있는 모습.

지난 5월 소수노조인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노조(이하 화섬노조)를 비난하는 두 차례 성명서 발표의 연장선으로 화섬노조와 사측이 대표교섭노조인 PB파트너즈 노조와 별개로 개별교섭권, 타임오프제 등의 무리한 협상을 진행하는 데에 각성을 촉구하는 내용으로 진행됐다.

이날 결의대회에 참석한 전진욱 PB파트너즈 노동조합 위원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회사는 소수노조인 민주노총 파리바게뜨지회와 수차례 협상을 진행하며, 교섭대표 노조인 우리 PB파트너즈 노동조합의 지위를 부정하는 행태를 지난 3년 전처럼 억지 춘향격으로 진행했다”며 “이번 대회는 노조법을 지키지 않는 사측과 소수노조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집회”라고 밝혔다.

전 위원장은 “민주노총은 같은 생각을 하는 집단과 규합하여 그들과 연대라는 핑계로 우리 제조기사들이 일터에서 열심히 땀 흘리며 생산하는 제품을 불매운동하겠다고 한다”며 “3400여명의 가맹점주도 소상공인으로 이들에게 파리바게뜨 가맹점포는 생존의 현장인데 이러한 사정도 모르고 마녀사냥을 일삼고 있다”며 화섬노조와 시민연대의 ‘파리바게뜨 불매운동’을 적극 비난했다.

화섬노조는 지난해 12월부터 저임금, 적정휴무 불보장, 모성권 보호 같은 노동권 문제 미해결, 사회적 합의 미이행 등을 주장하며, 사측의 불법행위로 인한 노조 피해 원상 회복을 요구하는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5월 11일에는 민주노총 총연맹이 지원하는 결의대회를 열고 사측의 노조파괴 행위 규탄과 복수노조인 한국노총을 직접적으로 비난한 바 있다. 신환섭 화섬식품노조 위원장은 “한국노총 산하 노동조합인 PB파트너즈노조가 사측의 앞잡이로 나서 민주노조 조합원들의 요구를 무력화시키고 있다”며 “(PB파트너즈 노조)는 노동조합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PB파트너즈 노조는 지난 5월 6일과 9일 두차례의 성명서를 잇달아 발표하며, 화섬노조 측 주장을 조목조목 비판해 왔다.

PB파트너즈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화섬노조가 불법 농성과 언론플레이를 통해 피비파트너즈 직원들의 처우가 최악인 것처럼 여론을 선동하고 호도하고 있다”며, “5000여 명의 제빵기사들의 일터를 악랄하게 묘사하며 매도하는 악질적 행태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성토했다.

또한, “화섬노조가 노조 전임자를 현재 조합원 수에 해당하는 비율이 아닌 이전에 임의로 늘린 수인 2명 가까이로 다시 원상복구 해달라고 억지를 쓰고 있다”며 “회사가 화섬노조에게 특혜를 주기 위해 2019년 밀실야합을 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같은 행동을 한다면 PB파트너즈 노조는 강력히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두 노조간 갈등은 피비파트너즈 설립이 논의되던 2017년 12월부터 시작됐으며, 당시 민주노총 소속의 노조원수는 약 700여 명이었는데, 민주노총 노조 활동에 반감을 가진 제빵기사 1000여명이 한국노총 소속의 노동조합을 별도로 설립하면서 갈등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200여명으로 세력이 줄어든 화섬노조는 회사가 사회적합의를 지키지 않고 노조를 탄압했다고 주장하며 집회와 농성을 이어가는 등 회사 및 4000여 명의 조합원을 확보한 교섭대표 노조와 지속적으로 갈등을 빚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