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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년새 27㎡ 빌라 2억 올랐어요”…자양4동에 부는 재개발 바람
정비사업 진행, 모아타운 조성예정
“인근 성수동 회사 주거수요 몰려”
광진구 자양동 일대가 모아타운 개발 추진으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은 자양동 4동 양꼬치거리. 서영상 기자

“대지지분 27㎡ 쓰리룸 빌라가 1년 사이 2억원이 올라 7억원이 됐어요. 지난해 왔던 손님이 며칠 전 와서 허탈한 마음으로 돌아갔죠”(서울 광진구 자양4동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영동대교를 건너 강북으로 넘어오면 왼쪽에는 성동구 성수동, 오른쪽에는 광진구 자양동이 위치한다. MZ세대들의 성지가 된 성수동과 길 하나를 사이에 둔 자양동이 최근 밀려드는 투자자들로 북적이고 있다. 노후, 불량 주택이 전체의 60% 이상인 곳이 대부분이어서 재개발을 추진하는 곳이 많다. 자양동 양꼬치 거리에서 한강 쪽으로 난 길에 위치한 자양4동 빌라(연립·다세대 주택) 밀집 지역이 대표적인데, 소규모 재개발 사업이 활발하다.

기자가 최근 찾은 자양4동은 곳곳에서 도시정비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엿보였다. 조합 동의서를 받기 위해 만들어진 주민대표회 사무실 마다 상담을 하고 있는 동네 토지 소유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중개업소에는 최신 빌라 가격표가 대지 지분 별로 붙어 있다.

자양4동은 크게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추진구역과 모아타운 추진구역으로 나뉜다. 자양4동에서 한강변 쪽은 지난해 연말 신통기획에 탈락하며 현재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상황이다. 서울시는 신통기획 후보지로 선정되지 못한 구역도 투기방지를 위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었다.

내년 입주를 앞둔 자양4동 롯데캐슬리버파크시그니처 인근 7만 3300㎡ 빌라 밀집 지역은 1-1~1-7로 나뉘어 총 7개의 가로주택정비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들을 모아 모아타운으로 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다. 모아타운으로 지정되면 대단지 아파트처럼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일정규모 이상의 재개발 아파트가 생기는 효과를 누리게 된다. 주민대표회 사무실에서 만난 정비업체 관계자는 “1-1,1-5,1-6 구역은 연번동의서가 나와 조만간 조합설립 주민동의를 받는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모아주택은 신·구축 건물이 혼재돼 있어 대규모 재개발이 어려운 저층주거지에 적용되는 정비모델이다. 기준에 못 미쳐 재개발이 어려운 지역은 흔히 가로주택정비사업을 택하는데 오세훈 시장은 이들 사업지를 묶어 개발할 경우 국·시비를 지원하는 모아주택 개념을 도입했다.

또 이러한 모아주택이 집단적으로 추진되는 지역은 한 그룹으로 묶어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모아타운’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했다. 모아타운으로 조성되는 경우 노후도 요건이 67%에서 57%로 완화되고, 필요시에 용도지역의 종상향, 주차장 통합설치 지원 등의 유리한 요건이 있다.

자양4동 주민대표회의 관계자는 “주민동의를 구역별 가로주택정비 사업으로 따로 받아 서울시에 모아타운으로 신청할 예정”이라며 “신청까지 앞으로 4~5개월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사업이 진전을 보이자, 인근 지가도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성수동에 회사들이 들어서며 직주근접을 원하는 주거수요가 자양동으로 몰리고 있다”며 “서울에 집을 마련하고자 하는 지방 주민들로부터도 신축 빌라 매수 문의가 쇄도하지만 매물이 없다”고 전했다.

실제 실거래가를 봐도 최근 일대 지가는 크게 올랐다. 밸류맵에 따르면 모아타운이 추진 중인 구역에 포함된 한 다가구 주택은 올해 3월 토지면적 36㎡가 14억원에 거래됐다. 3.3㎡ 당 3800만원 수준이다. 바로 인근 다가구 주택이 재작년 4월 3.3㎡ 당 25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2년 사이 52% 수준이나 급등했다.

다만 성급한 투자에 대해서는 주의를 요한다. 한 재개발 전문가는 “해당지역이 최근 신속통합, 모아타운 등으로 개발 호재를 맞으니, 보상을 노리고 새로 집을 짓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며 “정비사업 대상지에 새 집이 늘어나면 노후도 요건을 충족하기 어려워져 재개발이 늦어지는 아이러니가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영상 기자

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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