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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반기 나홀로 뛴 원자재…하반기도 독주행보?
우크라전쟁·中봉쇄로 수요제한
공급불안에 농산물 작황도 부진
전문가 “품목별 차별화 접근을”

연초 이후 주식과 채권이 동반 부진에 빠진 사이 단연 돋보였던 원자재 시장이 점차 섹터 내 자산별 차별화를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원자재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GSCI 지수는 9일 기준 연초 이후 44.2% 올랐다. 당초 코로나19 이후의 경기회복 전망에 따른 원자재 사이클 기대감이 점진적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면, 2월 말부터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에 맞선 미국 등 서방의 러시아 제재가 맞물리면서 공급 불확실성이 가격을 끌어올렸다.

미국 달러가 꾸준히 강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원자재 가격이 동반 상승한 것은 가격보다 공급에 시장이 반응했단 증거다.

하지만 분위기가 한풀 꺾인 뒤 원자재 시장은 게걸음을 하고 있다. 일차적으로는 중국이 강도 높은 코로나19 봉쇄 정책을 편 탓이 크게 작용했다. 또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너무 빨리 치솟은 탓에 고물가와 경기침체가 함께 오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원자재 수요가 받쳐주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전쟁 장기화로 공급망 차질이 재차 부각되고 불확실성이 높아지며 제조업 업황과 기업 이익 기대감은 둔화됐다”며 “특히 원자재 수요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 경제는 대규모 봉쇄 여파로 성장률이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 인프라 투자 등이 원자재 가격 하단을 지지해줄 것이지만 원자재 수요가 강하게 나타나기에는 어려운 여건”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의 눈이 경기침체로 옮겨가면서 원자재도 수급에 따른 차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가장 눈에 띄는 자산은 농산물이다. 가뜩이나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라니냐 탓에 남미 지역을 중심으로 옥수수와 대두 수급이 빠듯한 상황에서 전쟁 리스크까지 더해졌다.

러시아는 전세계 밀 수출 1위 국가다. 우크라이나는 5위 국가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9~11월 파종한 겨울 밀을 오는 7~8월 수확해야 한다. 전쟁이 길어지면 수확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밀 수출 금지 조치를 취한 인도까지 합하면 전세계 밀 수출의 25% 이상이 차질을 빚고 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러시아와 함께 밀 수출의 큰 몫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의 겨울 밀 작황 상태가 좋지 않다. 또 러시아가 질소비료 등에 대한 수출 쿼터제를 2023년 본까지 연장한 탓에 농산물 생산성 악화는 물론 비료 가격 상승으로 인한 농산물 가격 인상 가능성은 한층 커졌다.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인한 주요 국가의 수출 정책 변경은 글로벌 수급 불일치로 이어질 수 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밀 가격의 일부 상승분 되돌림은 불가피하다”면서도 “라니냐 여파로 악화된 미국 겨울 밀 작황과 인도 수출 금지 조치가 가격 하방경직성을 지지하며 밀 가격 강세 전망을 연장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우영 기자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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