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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금리 ‘자이언트스텝’ 땐, 韓도 발맞추기 ‘빅스텝’ 불가피
물가·환율·금리 ‘트리플 쇼크’ 우려
금리 오르는데 환율 리스크까지
美 물가 안잡히면 금리인상 지속
장단기 금리 역전 경기침체 암운
가계·기업 이자부담 ↑ 부실 확산
재정적자도 적극관리 필요성 커

미국발 ‘물가 쇼크’ 파장이 예상보다 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국 정책금리가 4% 안팎까지 오를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예상보다 더 높은 미국의 긴축 가능성에 한국 채권시장과 외환시장은 패닉 상태에 빠져 들었다. 이미 물가·금리·환율이 동시에 상승하는 3고(高) 상황이 지속되는 상황에 기름을 붙고 있는 것이다. 특히 미국의 강도높은 긴축 정책으로 한국은행이 오는 7월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高) 상황에서 쌍둥이 적자로 대외신인도마저 하락하면 외환위기 당시와 내용은 다르지만 결과는 같은 경제충격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채권금리 10년來 최고, 10년전(1300원) 수준으로 치솟은 환율 = 14일 종가 기준 국채 금리는 나란히 10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5년물은 연 3.703%로 2012년 4월 5일(3.71%) 이후 가장 높았고 국채 10년물 금리도 연 3.691%로 2014년 1월 3일(3.70%) 이후 최고를 나타냈다. 10년물 금리는 5년물 금리보다 낮아져 두 금리가 역전되는 상황도 벌어졌다. 일반적으로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은 경기침체 전조로 풀이된다.

시중 금리가 급등하면서 가계 뿐 아니라 기업 이자 부담도 무시못할 수준으로 올랐다는 경계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 14일 공개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으나 기업대출은 기준금리 인상 이후에도 여전히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기업부문의 잠재부실이 우려되는 가운데, 특히 그동안 대출이 크게 늘어난 부동산업의 경우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금리 상승으로 임대수익률과 자금조달비용 간 격차가 축소되면서 금리상승에 취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담겨 있다.

경상수지 흑자폭이 축소되는 가운데 외환시장 불확실성도 한국 경제를 끌어내릴 요소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자산시장 상승기에 확대한 해외 투자는 원화 가치 하락을 더 부추길 수 있는 위험으로 돌아오고 있다. 당장 연기금이나 개인의 해외 투자 확대가 외환 유출 요인인 데다가, 주식투자 보험사나 자산운용사 등 기관의 해외 증권투자 환헤지 과정에서 외화자금 수요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외화 유동성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외채 증가는 우려할 요소다.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외환위기때 쌍둥이 적자와는 다르지만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국가 경제가 적자면 대외신인도가 낮아져 궁극적으로 다른 나라에 믿음을 주지 못한다. 재정적자가 커지는 상황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40여년만 물가쇼크…JP모건 “한은 연말 기준금리 3%까지”= 물가는 이미 통제불가능한 수준으로 올라섰다.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이미 41년만에 가장 높은 상황으로, 이달 미 중앙은행이 한꺼번에 정책금리를 75bp(1bp=0.01%p)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에 나설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에 미국의 정책금리가 4%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백인석 자본시장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 실장은 “미국에서는 지난 40년 동안 없었던 일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미국은 물가 잡을 수 있는 선까지는 금리를 계속 올릴텐데 과거 상황에 비춰 추정한 결과 정책금리를 4%대까지 인상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도 정책적으로 미국이 당장 얼마 올리냐에 집중하기보다는 중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로버트 덴트 노무라 선임 이코노미스트도 “내년 7월까지 연준은 정책금리를 3.75~4%로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보다는 낮지만 한은 역시 6, 7월 모두 5%대 물가 상승률을 예상하고 있다. 한은은 이달 3일 물가 상황 점검회의 직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달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5%를 상회한 데 이어 6월과 7월에도 5%대의 높은 오름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금리를 예상보다 높게 올리게 되면 한미 금리 역전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이에 따라 한은이 7월 예상을 깨고 한꺼번에 50bp를 올리는 빅스텝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은 “한은이 물가상승을 잡기 위해 7월 빅스텝에 이어 8·10·11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추가 인상해 연말 기준금리가 3.0%에 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설사 7월 빅스텝에 나서지 않더라도 내년 2월까지 꾸준히 금리를 25bp씩 올려, 내년 1분기 최종 금리가 3.25%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외환시장이 불안정한 가운데 한·미간 금리 역전 우려도 금리의 인상 속도를 높일 전망이다. 금통위에서도 “미국의 가파른 금리인상에 따른 내외금리차 전망 및 환율기대가 외환부문에 가져오고 있는 압력에 대해서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자연 기자

nature6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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