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 호텔 외관. [레고랜드 코리아 제공]

[헤럴드경제(춘천)=신소연 기자]“환상적인 레고랜드 호텔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지난 16일 강원도 춘천 중도 소재 레고랜드 호텔에 들어가자 1.5m 높이의 레고 캐릭터가 말을 걸었다. 빨간 제복을 입은 벨보이 레고는 손님이 움직일 때마다 눈동자를 맞추면서 4~5개 국어로 환영인사를 건넸다. 내달 1일 그랜드 오픈을 앞두고 이날 공개된 레고랜드 호텔은 레고로 지어진 듯 알록달록한 외관 만큼이나 내부 역시 레고 천국이었다.

레고랜드 호텔 1층 로비에 있는 '동방의 용' 캐릭터 레고 모형. [레고랜드 코리아 제공]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곳곳에 보이는 레고 모형들이었다.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에 있는 레고 마스터 빌더들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1500여개의 레고 모형들로 호텔 곳곳을 꾸몄다. 1층 로비만 봐도 거대한 벨보이와 ‘동방의 용’ 캐릭터가 레고 모형으로 전시됐고, 방마다 비치한 ‘보물 찾기’ 상자 위에도 30~50cm 크기의 레고 모형이 있었다. 객실은 물론 공용 공간에도 모두 레고 브릭(Brick)을 두어 아이들이 언제든 레고를 조립하며 놀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키즈 전용 공간이 많다는 점도 눈에 띄었다. 호텔 전체가 레고 인기 시리즈인 ▷프렌즈 ▷닌자고 ▷파이러츠(해적) ▷킹덤(왕국) 등 4개의 테마로 구성한데다 객실 내부에도 아이 전용 공간을 별도로 마련했다. 모든 방의 구조가 욕실을 중심으로 벙커 침대와 레고 브릭이 있는 키즈 공간과 킹 사이즈 침대와 테이블이 있는 어른 공간으로 나뉜다.

레고랜드 호텔 객실 내 2층 침대가 있는 키즈 전용 공간. [레고랜드 코리아 제공]

1~3층에 마련된 공용 공간도 아이들 위주로 구성됐다. 우선 체크인을 하고 난 후 객실까지 이동할 때부터 천장에서 사이키 조명이 화려하게 반짝이면서 신나는 음악이 나오는 디스코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야 한다. 호텔내 유일한 풀(pool)인 ‘워터 플레이’는 아이들의 안전 사고를 막고자 수심 60cm로 설계됐다. 어른 무릎 정도의 깊이다. 2층 공용공간 중앙에는 해적선 모양의 실내 놀이터 ‘어드벤처 플레이’가 있고, 3층에도 키즈 액티비티를 담당하는 ‘키즈 그라운드’도 있어 아이들이 호텔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문제는 레고랜드 호텔이 만 2~12세 아동 동반 가족을 위한 호텔을 지향하면서 어른들을 위한 공간은 거의 마련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보통 호텔에서 기대할 수 있는 성인용 풀이나 휘트니스 등의 시설은 레고랜드 호텔에 없다. 유아 전용 풀 역시 수심이 낮아 어른은 물론, 5세 이상의 아이들도 오랜 시간 즐기기에 한계가 있다. 편의점이나 야외 식당 등도 없어 식사나 음료가 필요할 때 호텔 내 유일한 식당인 ‘브릭스 패밀리 레스토랑’이나 유일한 바인 ‘스카이라인 라운지’를 이용해야 한다.

레고 마스터 빌더들이 레고 조립법을 알려주는 '크리에이티브 워크샵' [레고랜드코리아 제공]

이와 함께 숙박비 역시 다소 높게 책정됐다는 지적이 있다. 레고랜드 호텔은 키즈 중심의 호텔로 콘셉트로 잡다 보니 5성 호텔의 필수 시설인 넓은 연회장과 수영장, 룸서비스 등을 과감히 포기하고, 대신 키즈 공간 및 관련 서비스로 교체했다. 이에 호텔 등급 심사 때 4성 이상 받기 어렵지만, 호텔 1박 가격은 5성급 호텔 수준인 50만원대(프리미엄 룸 기준)로 책정됐다. 고객들의 가격 부담을 줄이고자 객실 1박에 2일 종일권과 조식을 포함한 패키지를 70~100만원대에 내놨지만, 여전히 가격대가 높다는 지적이다.

이정희 레고랜드 코리아 마케팅 상무는 “대부분의 호텔이 어른 위주의 공간이었다면 레고랜드 호텔은 어린이 위주 공간과 콘텐츠로 구성됐다”며 “아름다운 춘천 하중도에 있는 레고랜드 호텔에서 아이를 동반 가족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