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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은, 사상 첫 빅스텝...금리 0.5%P 인상
기준금리 2.25%로 올라
인플레이션 불끄기 ‘올인’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3일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50%포인트 올리는 사상 초유의 ‘빅스텝’을 단행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1.75%에서 2.25%로 올라섰다. 2014년 10월 이후 7년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관련기사 4면

금통위가 통상적 인상폭인 0.25%포인트의 두 배인 0.50%포인트를 한꺼번에 인상한 것은 물론, 앞서 열린 4월과 5월에 이어 기준금리를 세 차례 연속 인상한 것 모두 전례가 없는 일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국내외 경기하방위험이 증대됐지만 높은 물가상승세가 지속되고 광범위해졌으며 단기 기대인플레이션도 크게 높아지고 있다”며 “고물가 상황 고착을 막기 위한 선제적 정책 대응이 더욱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빅스텝 결정 배경을 밝혔다. 또 아울러 “앞으로 물가가 상당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은이 통방문에서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가겠다고 밝힌 것은 처음이다. 유례 없는 결정을 재촉한 것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박으로 풀이된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월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6%를 찍었고, 경제주체들의 물가 상승 전망을 반영한 기대인플레이션도 3.9%로 2012년 4월 이후 10년2개월 만에 4%에 육박했다.

미국 중앙은행이 지난달 한꺼번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한 데 이어, 이달에도 0.75%포인트를 재차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기준금리 인상폭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2.25%로 올림에 따라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는 미국의 정책금리(1.50~1.75%)를 넘어서게 됐다. 하지만,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이달 자이언트 스텝에 재차 나서게 되면 금리 상단은 0.25%포인트 역전되게 된다. 한미간 금리차 역전은 달러 가치를 높여 상대적으로 원화 약세를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이 같은 환율 상승이 수입 물가를 밀어올려 국내 인플레이션에 불을 붙일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우리 경제가 8년 만에 2%대 금리를 견딜 체력이 준비됐느냐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민간소비가 살아나는 부분을 경기상방 요인으로 보고 있으나, 물가 상승폭이 예상보다 크고 이에 따른 소비 위축이 나타나면서 사실상 경기 침체 속 금리 인상인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편 한은은 이날 빅스텝을 결정하면서 성장 하향을 예고했다. 이 총재는 “올해 성장률은 기존 전망치 2.7%를 다소 하회하고 성장경로의 불확실성도 높다”고 말했다. 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앞선 전망치 4.5%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8월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과 물가상승률 전망치 상향이 동시에 이뤄질 전망이다.

성연진·박자연 기자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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