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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 주담대가 보금자리론보다 싸졌다
서민지원 취지 무색해진 정책금리
신한 최저 4.08%, KB 4.11%
보금자리론은 4.5~4.85%
금리산출 기준·금리압박 영향
0.3%P 저렴한 안전대출도 위태

시중은행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의 금리가 낮아지면서 서민용 정책주담대인 보금자리론 금리보다 저렴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현 상태가 지속될 경우 9월 출시되는 안심전환대출 금리와도 별 차이가 없게 될 수 있다.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상품이 일반 시중은행 상품보다 비싸다는 점에서 상품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20일 기준 최고 5.61%이며, 우대금리 1.5%포인트(p)를 받으면 최저 4.11%까지 가능하다. 우대금리를 받기 위해서는 신용카드이용, 급여이체 등 어렵지 않은 조건을 맞추면 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차주가 최저 금리 수준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 은행 측 설명이다.

혼합형은 5년간 고정금리가 유지되고 이후 6개월 혹은 5년 단위로 금리를 조정하는 형식으로, 시중은행 대부분이 이와 유사한 상품을 고정금리 상품 주력으로 삼고 있다. 신한은행은 4.08~5.73%, 우리은행은 4.29~4.89%, 하나은행은 4.8~6.1%(모바일상품은 3.86~4.46%)다.

이는 보금자리론보다 낮은 수준이다. 보금자리론은 7월 기준 금리가 4.5~4.85%다. 만기가 길수록 금리가 높아지기 때문에 30년이나 40년 만기를 선택하면 4.7~4.85%의 금리를 물어야 한다. 신혼(0.2%p), 다자녀(0.4%p), 장애인 등 사회적배려대상(0.4%p) 등 최대 0.8%p의 우대금리가 있지만 일반가정은 우대금리가 없다. 시중은행보다 많게는 0.8%p 가까이 금리가 높은 것이다.

보금자리론은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한 정책주담대다. 다주택자는 받을 수 없고, 소득과 주택가격 기준 등 깐깐한 조건을 맞춰야 한다. 그럼에도 시중은행 상품보다 비싸다면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는 지적이다.

보금자리론 금리는 올해 들어 계속 올랐다. 1월에는 3.0~3.4%였지만 반년새 1.5%p나 올랐다. 반면 시중은행은 KB 주담대 최저치를 기준으로 할 경우 1월 3.83%에서 현재 4.11%로 0.28%p 오르는데 그쳤다. 특히 이달 들어서는 하락 추세가 두드러지는데, KB는 금리 최저치가 6월말 4.7%에서 4.11%로 떨어졌고, 우리도 4.63%에서 4.29%로 떨어졌다.

원인 중 하나는 금리를 산출하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고정금리산출 기준인 금융채 5년물은 지난달 하순 이후 0.4%p 가량 하락 중이며, 은행 주담대에 실시간으로 반영된다. 보금자리론 금리의 기준인 국채 5년물도 지난달 하순 이후 하락세이긴 하지만, 보금자리론 금리에 실시간 연동해 반영되지는 않는다.

다른 원인으로는 당국의 금리 인하 압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파장은 9월 출시되는 안심전환대출에까지 미친다. 이 상품은 기존에 변동금리 주담대를 갖고 있는 차주들이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받는 고통을 줄여주기 위해 고정금리로 전환해 주는 것이다. 올해 25조원, 내년 20조원 등 총 45조원을 공급하려고 계획 중이다. 금리는 보금자리론보다 0.3%p 낮게 책정되는데, 현 보금자리론을 기준으로 할 경우 4.2~4.55%가 된다. 시중은행보다 낮다고 할 수 없는 수준이다.

주택금융공사는 보금자리론 금리가 은행보다 높은 것에 대해 “5년 단위로 금리가 변하는 시중은행 상품과 계속 금리가 고정되는 보금자리론을 단순 비교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또 안심전환대출과 관련해서는 “금리가 적정 수준에서 결정되어 서민층의 상환부담 완화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성훈 기자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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