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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신한, 리딩뱅크 누가 이겼나…이젠 ‘본업싸움’
역대급 실적 속 KB금융 근소하게 앞서
순이익 내 은행 의존도 높아져
실적 자신감에 배당 의지 드러내
당국 눈치보기 속 충당금 적립, 사회적 기여 강조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등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올 상반기 대규모 충당금 적립에도 불구하고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특히 금리인상으로 은행 부문의 순이자마진(NIM)이 확대되면서 역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간 약진했던 증권 등 비은행 부문의 부진으로 올 들어서는 은행을 놓고 치열한 ‘본업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금리인상 덕 역대급 실적…은행 날고 증권 꺾이고

신한금융지주는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11.3% 늘어난 2조 7208억원을 시현했다고 22일 밝혔다. 전날 실적을 발표한 KB금융은 2조 7566억원의 상반기 순이익을 내놓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KB금융이 신한금융을 따돌리며 리딩뱅크 자리를 수성한 셈이다. 숫자만 놓고 보면 두 회사 모두 사상 최고치다.

두 금융그룹의 역대급 실적은 단연 은행들이 이끌었다. 그동안 각 금융지주들이 수익성 다변화를 위해 은행 의존도를 낮추고, 계열사 중심의 비즈니스를 발굴했던 것과 반대다. 은행들이 금리 인상으로 인한 순이자마진(NIM) 확대, 여신성장 덕을 톡톡히 봤기 때문이다. 사실상 본업 싸움에 따라 상반기 실적이 갈린 셈이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상반기에만 1조 726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전년 동기 대비 21.4%나 성장했다. 은행이 금융그룹 내에서 차지하는 순이익 비중도 올 상반기 62%까지 올라 1년 전에 비해 5%포인트가 뛰었다. NIM 또한 지난해 상반기 1.56%에서 지난해 말 1.61%, 올 상반기 1.73%까지 오른 상태다. 기준금리 인상을 반영한 자산 리프라이싱 효과가 이어지고, 수익증권 등 운용자산 수익률을 개선한 덕이다.

신한은행 또한 1조 6380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국민은행의 뒤를 이었다. 특히 기업대출 중심의 자산성장, NIM 개선으로 이자이익이 늘어난 효과를 봤다. 신한은행의 NIM은 지난해 상반기 1.4%에서 1년사이 1.63%로 올랐다. 전체 순이익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도 1년 사이 56%에서 61%로 5%포인트 가량 상승했다.

본업이 활약하는 동안 타 계열사, 특히 증권사들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효자 노릇을 했던 증권사들이 증시부진으로 대거 평가손실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반기의 경우 코로나19 이후 저금리 환경 속에서 주식거래 증가, 소비회복 등으로 증권사와 카드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견인했었다.

KB증권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4% 줄어든 182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는데 그쳤다. 금리상승, 주가지수 하락 등 변동성 확대로 채권운용손실이 확대되고 주가연계증권(ELS) 자체헤지 수익이 감소하는 등 세일즈앤트레이딩(S&T)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탓이다. 여기에 주식거래대금 감소로 인해 수탁수수료도 축소된 영향도 컸다.

KB국민카드 또한 카드이용금액 증가, 마케팅 비용 효율화 노력에도 가맹점수수료율 인하와 금리상승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 등으로 전년 동기와 비슷한 실적을 내는데 그쳤다. KB국민카드의 순이익은 2457억원으로 집계됐다.

신한금융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신한카드의 경우 조달비용 상승, 신용리스크 증가에도 전년 동기대비 12.4% 늘어난 412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사업다각화를 통한 영업자산 및 매출액 증가가 있다고는 하지만, 2분기 당산동 사옥 매각이익 627억원(세후 455억원)이 포함된 영향도 있었다.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KB증권과 마찬가지로 수탁수수료 감소, 유가증권 관련 이익 감소 타격을 입으며 1년 전에 비해 41.4%가 급감한 1891억원의 순이익을 내는데 그쳤다.

배당의지 드러낸 지주, 호실적 눈치에 충당금 적립 강조

호실적을 거둔만큼 주주환원에 대한 의지도 보다 명확해졌다. 신한금융은 배당과 관련해 지난 1분기 400원의 분기배당금을 지급하는 등 주주환원책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분기배당을 정례화했다. 2분기 배당금 또한 8월 이사회에서 결정키로 했다.

KB금융은 한발 더 나아가 추가적인 자사주 소각까지 내놓았다. 전일 KB금융은 주당 500원의 분기배당을 결의하고, 지난 2월에 이어 올해 두번째로 1500억원 규모의 보유자사주를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실적이 양호한만큼 주주들을 달래기 위해 주가 부양에 대한 뜻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호실적을 내놓고도 마냥 웃을 수 없는 상황도 그대로 드러났다. KB금융, 신한금융 모두 금리인상기 금융사들의 사회적 책임 강화를 수차례 강조했다. 여기에 당국의 주문에 따라 추가적인 충당금 적립도 이어졌다.

신한금융은 “신한은행의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코로나 및 경기 대응 관련 추가 충당금 적립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7.7%(1863억원) 증가한 3045억원을 기록했다”며 “소상공인 및 청년층에 대한 금융지원을 통해 고객과 사회의 미래 성장에 기여하는 금융 환경 전반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중장기적으로 시스템 리스크를 완화해 기업가치를 제고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KB금융은 또한 “2분기 중 보수적인 미래경기전망과 위기상황분석에 따라 약 1210억원 규모의 선제적 추가 충당금을 적립해 금리상승과 경기둔화에 대비한 손실흡수력을 제고했다”며 “‘금융소비자 지원 강화 프로그램’으로 서민·취약계층 실질적 연착륙 지원 중”이라고 말했다.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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