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서울 아파트 마지막 경매가 진행된 28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경매2계. 동작구 노량진동 S단지 115㎡(이하 전용면적) 등 아파트 두 채의 경매가 진행됐으나 모두 유찰됐다. 이 법원 경매1계에선 26일에도 강남구 청담동 C단지 157㎡ 등 두 채의 경매가 있었으나 역시 응찰자가 없어서 주인을 찾지 못했다.

수도권 아파트 경매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역대급 ‘거래절벽’을 겪고 있는 매매시장 분위기와 다르지 않다. 지난해 경매시장에 서울 아파트 경매 물건이 10채 나오면 7채 이상 낙찰됐다면, 요즘은 3채도 안된다.

1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낙찰율(경매 물건 대비 낙찰 물건 수)은 26.6%을 기록해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었던 2008년 12월(22.5%) 이후 가장 낮았다. 2020년 3월(10%) 코로나19 사태로 대부분 법원이 문을 닫았던 시기를 제외하고, 정상적으로 경매법원이 문을 열었던 기간을 고려하면 13년7개월 내 최저 낙찰율이다.

법원 경매시장에서 서울 아파트 낙찰율은 지난해 월평균 69.6%를 기록할 정도였으나, 올 들어 50% 전후로 대폭 하락했다. 5월 35.6%까지 떨어졌다가 6월 56.1%로 잠시 반등하더니 이번에 30% 밑으로 다시 고꾸라졌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작년까지만 해도 경매에 처음 나오는 물건이 주로 낙찰됐다면, 지금은 보통 한두 번은 유찰돼야 투자자들이 관심을 갖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유찰 건수가 늘어나면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 7월 서울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은 96.6%로 전월(110%) 보다 13.4%포인트나 하락하면서 100% 밑으로 떨어졌다. 경매 건당 평균 응찰자수도 3명으로 전월(3.59명) 보다 줄었다.

경매시장에서 낙찰율이 빠르게 하락하는 최근 상황은 수도권 다른 지역에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인천 아파트 낙찰율은 31.3%로 2004년 4월(28.3%) 이후 가장 낮았다. 경기도 아파트 낙찰율은 45.6%로 2019년 8월(42.7%) 이후 최저치다. 인천과 경기 모두 아파트 낙찰가율은 89.1%, 92.6%를 각각 기록하면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박일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