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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뉴월 잘 나가던 中증시, 미 갈등·부동산 위기에 휘청
지난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시민들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항의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주요국 증시가 극심한 부진에 시달린 2분기 나홀로 승승장구하던 중국 증시가 고질적인 부동산 위험에 미국과 갈등 고조로 휘청이고 있다.

지난달 MSCI 중국 지수는 10%가량 급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은 3~4%대 상승했다. MSCI 한국 지수도 5% 넘게 오르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이는 6월 한 달 간 MSCI 중국 지수가 약 6% 오른 것과 달리 주요국 증시가 고전했던 것과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주요국 증시가 경기침체 우려 완화와 기대 이상의 기업실적을 발판으로 다시 뛸 채비를 한 것과 달리 중국은 고질적인 부동산 위험이 증시를 짓눌렀다.

일부 개별 사업장의 문제로 보이던 모기지 상환 거부 움직임이 7월 들어 하루 100건이 넘는 날이 있을 정도로 급증한 것이 크다. 유동성 어려움을 겪는 일부 부동산 개발사들이 코로나19로 인한 주택 판매 둔화로 시공을 중단하자 주택 선분양자들이 모기지 상환을 거부한 것이다. 만약 모기지 상환 문제가 현실화될 경우 중국 부동산 시장이 흔들리고 나아가 금융시장까지 전염될 수 있다.

이동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주택시장은 90%가 선분양으로, 신규 프로젝트를 개발하는 부동산 개발사의 모기지 및 예치금 의존비중은 2020년 50.0%에서 지난해 52.9%로 높아졌다"며 "이는 모기지 상환 거부 움직임이 확산될 경우 부동산 개발사가 프로젝트를 진행할 기초 체력이 약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지난달 정치국 회의에서 부동산을 중심으로 경기가 빠르게 위축되는 상황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 달성이 어렵다고 인정했다. 이어 부동산을 사회 안전망 확보를 위한 중점관리 대상으로 제시하며 "개선된 주택수요를 지지하고 주택 인도를 보장한다"는 문구를 추가했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는 모기지 상환 거부 같은 주택시장 위험을 제어하기 위해 정부가 개임한다는 것"이라며 "부동산은 하반기 중국 매크로 경기의 가장 중요한 핵심 변수"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부터 으르렁대기 시작한 미국과 관계가 지난 2일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한층 악화된 것도 중국 증시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다행히 펠로시 의장이 탄 전용기가 남중국해를 우회하고 중국도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떠난 뒤 군사훈련을 하는 등 극단적인 충돌은 서로 피했지만 미국의 반도체 지원법 통과와 이에 맞서 일부 중국 기업들이 미국 투자를 보류하거나 취소하는 등 갈등은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중국과 대만 사이 대만해협이 해상 운송의 주요 통로란 점에서 중국의 군사적 대응이 심해질 경우 글로벌 공급망 및 물류에 큰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정정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제 회복 부진에 이어 대외 리스크까지 부각돼 단기적으로 중국 주식시장 변동성을 확대시킬 요인"이라면서도 "다만 대만 문제는 쉽게 해결될 수 없기 때문에 극단적으로 전개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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