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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유 파동에...빵·커피 값도 줄줄이 인상되나
정부·낙농업계 원윳값 협상 중단
생산량 감소·납품거부 등 맞물려

정부와 낙농업계가 ‘원유(原乳) 용도별 차등가격제’ 시행 등에 대한 논의를 중단한 가운데 우유관련 제품의 가격이 잇따라 오르면서 ‘밀크플레이션(Milk Inflation)’의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밀크플레이션은 우유값이 오르면서 빵, 커피, 아이스크림 등 우유 사용 비중이 높은 제품 가격까지 상승하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원유 생산 부족 현상까지 이어지면서 우유값 인상을 부추기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와 낙농가 단체인 한국낙농육우협회는 낙농제도 개편에 관한 논의를 중단한 상태다.

농식품부와 낙농육우협회는 원유 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을 골자로 한 정부의 낙농제도 개편안을 두고 지난해부터 대치해왔다. 용도별 차등가격제는 원유를 음용유와 가공유로 나누고 음용유의 가격은 현 수준을 유지하되 가공유값은 더 낮게 책정하는 제도로, 정부가 추진하는 낙농제도 개편안의 핵심 내용이다.

정부는 현재 시장 수요와 무관하게 오르기만 하는 우윳값을 잡기 위해서는 현행 원윳값 결정구조를 바꿔야만 한다고 본다. 반면, 낙농육우협회는 정부안을 시행하면 농가 소득이 감소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우유 납품 거부’까지 거론하며 강경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달 28일 낙농육우협회와의 협의 중단을 선언함에 따라 낙농제도 개편 작업에도 당분간 진전이 없을 전망이다. 제도 개편에 관한 최종 권한이 있는 낙농진흥회의 현행 규정상 정부가 용도별 차등가격제를 도입할 수는 있다. 안건을 표결로 처리하는 낙농진흥회 이사회는 생산자(낙농가) 측 대표 7명, 유업계 측 4명, 정부·학계·소비자 등 중립적 인사 4명으로 구성된다. ‘재적 이사의 과반 출석’이라는 개의 조건과 ‘참석자 과반 찬성’이라는 표결 통과조건을 고려하면 생산자 측 7명이 전원 불참해도 안건을 통과시킬 수 있는 구조다.

여기에 올해 원유 생산량이 줄어 제품 생산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사룟값 상승과 환경 규제 등에 따른 시설 투자 확대 부담으로 올해 1분기 원유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2.5%(49만8,000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와 3분기도 각각 3.9%, 4.5% 내외로 생산량이 줄어들 전망이다. 6월 젖소 사육 마릿수는 전년 대비 3.6% 내외로 감소한 38만6,000마리로 올 하반기까지 계속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정부와 낙농육우협회 간의 신경전이 가열돼 협회가 실제로 ‘납품 거부’에 돌입하면 우유 공급난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는 현행 체제 기준으로 올해 원유값이 1ℓ에 최대 58원 오른 1160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우유값은 최대 500원가량 오를 전망이다. 여기에 빵, 커피, 아이스크림 등 우유 사용 비중이 높은 제품 가격이 덩달아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지난해 8월 원유값이 21원 오르자 유업계 빅3(서울우유·매일유업·남양유업)가 두 달 뒤인 10월 일제히 우유 가격을 인상했다. 이어 지난 1월 국내 카페업계 1위 브랜드 스타벅스를 비롯해 국내 최대 제빵 프랜차이즈 SPC 등이 제품 가격을 6.8~9.7% 올렸다.

배문숙 기자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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