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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콜롬비아 첫 좌파 대통령 페트로 취임…“모두를 위한 부 창출·공정한 분배”
좌파 반군 출신·‘석유탐사 중단·부자 증세’ 공약
베네수엘라와 외교관계 복원…미국에는 ‘골치’

콜롬비아의 첫 좌파 대통령인 구스타보 페트로(62)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취임 연설을 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남미 콜롬비아의 첫 좌파 대통령인 구스타보 페트로(62)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공식 취임했다.

중남미에서 ‘핑크타이드’(좌파 물결)가 일면서 미국의 우방인 콜롬비아 마저 좌파 정권이 들어선 것으로, 미·중 갈등이 격화하는 속에서 콜롬비아의 정세 변화는 더 관심을 끈다.

AP, AFP통신 등에 따르면 페트로 대통령은 이날 오후 수도 보고타의 볼리바르 광장에 모인 수만 명의 인파 앞에서 취임 선서를 했다.

여성 환경운동가 출신의 프란시아 마르케스 부통령은 콜롬비아 첫 흑인 부통령에 올랐다.

앞으로 4년간 콜롬비아를 이끌 페트로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연설에서 "오늘 우리의 두 번째 기회가 시작된다. 오늘 가능성의 콜롬비아가 시작된다"고 했다.

그는 "평화를 가능하게 하겠다. 지난 60년의 폭력과 무장 충돌은 끝나야 한다"며 "생명의 정부, 평화의 정부로 기억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7일(현지시간) 오후 수도 보고타의 볼리바르 광장에 대통령 취임식을 보기 위해 수만명의 인파가 모여있다. [EPA]

아울러 "모두를 위한 부를 창출하고 더 공정하게 분배할 수 있다면 평등은 가능하다"며 불평등 해소를 위한 의지도 밝혔다.

페트로 신임 대통령은 좌익 게릴라 단체 'M-19'에서 활동한 이력을 지닌 좌파 정치인이다. 그는 지난 6월 대선 결선에서 50%의 득표율을 얻어 사상 첫 좌파 출신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는 연금과 세제 개혁 등 빈곤과 불평등 해소를 위한 정책을 공약했다.

또 석탄·석유 개발 신규 허가를 제한하는 등 환경을 중시하겠다고 밝혔다. 석유산업은 콜롬비아 공식 수출액의 거의 절반 가량을 차지한다.

그는 부자 증세, 법인세 감면 폐지 등을 통해 연 100억달러(약 13조원) 규모의 사회복지 기금을 조성할 계획이다.

2016년 콜롬비아 정부와 옛 최대 반군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이 체결한 역사적인 평화협정을 충실히 이행하고 '최후의 반군' 민족해방군(ELN)과도 평화 협상을 재개하겠다고 했다.

평화협정 이후에도 끊이지 않는 유혈 사태와 마약 범죄, 40%에 육박하는 빈곤율, 연 10%를 웃도는 물가 상승률 등은 페트로 대통령이 대처해야 할 당면 과제다.

이웃한 베네수엘라와도 외교 관계를 복원할 예정이다.

양국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2019년 무렵부터 관계가 악화했다.

콜롬비아의 이전 중도우파 정권은 미국, 유럽 등 서구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마두로의 연임을 인정하지 않은 채 야권 지도자인 후안 과이도를 '임시 대통령'으로 지지했고, 이에 반발한 마두로 대통령은 콜롬비아와 외교 관계를 단절, 대사관과 영사관은 폐쇄됐고, 양국 간 육로 국경도 한동안 막혀 있었다.

이번 콜롬비아의 이번 좌파 정권 교체로 중남미의 좌파 물결은 더욱 거세졌다.

2018년 이후 멕시코, 아르헨티나, 페루, 칠레 등 중남미 주요 국가들이 속속 우파에서 좌파로 정권이 바뀌었다.

경제난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정치권 부패 등이 기존 정부에 대한 반감으로 이어진 결과였다.

극우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집권 중인 브라질도 오는 10월 대선을 앞두고 좌파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이 여론조사 선두를 달리고 있다.

룰라 전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하면 처음으로 중남미 경제 규모 상위 6개국에 모두 좌파 정권이 들어서게 된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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