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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빨리 달릴때는 '오프', 운전 안해도 '온'…티맵 연동 안전운전 할인 얌체 운전자들로 골머리
빨리 달릴 때는 티맵 OFF
대중교통 탈때도 티맵 켜
“제재 방안 없어”
사진은 기사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연합]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자동차 보험 등의 안전운전 할인 혜택을 악용하는 운전자들로 보험사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자동차보험과 운전자보험에 가입한 일부 운전자들이 티맵(T-map) 네비게이션과 연동돼 보험료를 할인하는 상품(UBI·안전운전 연계보험)을 악용해 안전운전 마일리지를 쌓고 있다. 할인 마일리지를 쌓기 위해서는 티맵을 이용하지만 평상시에는 카카오 네비게이션 등 다른 네비게이션을 이용하는 식이다. 특히 직접 운전을 하지 않고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도 티맵을 켜 안전운전 점수를 올리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보험사 관계자는 “운전자들이 빨리 달릴 때는 티맵을 끄고, 천천히 달릴 때는 티맵을 켠다는 얘기는 예전부터 있었다”며 “제품 개발부터 악용될 우려에 대해서는 인지를 하고 있었지만 딱히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보험사들은 십 여년 전부터 자동차 보험 손해율을 낮추는 방안의 하나로 UBI 상품 개발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 메리츠증권이 2015년 내놓은 보고서 ‘UBI보험의 도입과 전망’에 따르면 안전운전 보험이 활성화 될 경우 안전운전을 하는 고객의 손해율은 30~40% 이하가 될 가능성이 커지며, 연간 손해율 개선효과도 0.4%~1.4%포인트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이 보고서는 UBI를 구현하기 위한 방안으로 차량내 운행기록진단장치(OBD) 설치와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 활용을 꼽았다. 하지만 보고서는 OBD의 경우 개당 10만원 정도의 추가 비용 부담이 문제가 됐고 스마트폰의 경우 직접 운전을 하지 않아도 할인 마일리지가 쌓인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티맵과 연동해 할인 특약을 제공하는 보험사들이 상품 개발 전부터 부작용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현재 OBD 시스템을 활용하는 회사는 캐롯손해보험과 현대해상 등으로 캐롯손해보험의 경우 OBD의 무상임대를 통해 비용 문제를 해결했고, 현대해상은 현대차, 기아차, BMW 등 차량 제조사와 ‘커넥티트카 UBI’ 협약을 통해 ‘얌체 운전자’들의 할인 특약 악용 문제를 해결했다.

하지만 티맵과 연동되는 안전운전 할인 특약을 제공하는 보험사들은 얌체 운전자들의 악용 사례를 알고도 할인율을 낮출 수도 없다. 자동차 보험시장이 과포화 상태라 할인율을 낮추게 되면 각사의 시장점유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보험사들은 오히려 할인율을 인상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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