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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반기도 곡물 수입가 상승세…국내 식품가격 또 오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보고서서 전망
국제 곡물가격 상승분 3~6개월 시차
3분기도 가격 인상 도미노 예상

실제 원자재 가격 급등에 농심 타격
2분기 영업익 30억 적자 24년만에 충격
식품업계 라면, 과자 등 가격 상향 나설듯
지난 10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우크라이나 사태로 밀, 옥수수 등 수입 곡물가가 오른 가운데 올 하반기에도 식품업계의 가격 인상이 이어진다는 전망이 나왔다. 3분기에도 국제 원자재 가격이 지난 상반기보다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라면, 과자 등 제품 생산단가가 높아진 식품업계가 가격 상향 조정에 나설 것이란는 분석이다.

17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원재료 수입가격 상승의 가공식품 물가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곡물 수입가격은 2분기보다 16% 정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연구원은 2분기에 고점이던 국제 곡물가격이 3분기 수입가격에 반영되면서 가격이 인상 요인이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4분기 수입단가는 3분기에 비해서는 다소 낮지만 2분기보다는 높을 것으로 예측됐다. 국제 곡물가격 상승분이 3∼6개월의 시차를 두고 수입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연구원은 국내 식품업계의 경우 제조원가에서 원재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53.8∼78.4% 정도로 재룟값 부담이 늘면 소비자 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원부자재 가격 급등으로 2분기 실적에 타격을 입은 식품 기업은 하반기 소비자 가격 인상 요인이 충분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농심의 2분기 매출은 756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6.7%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43억원으로 75.4%나 감소했다. 국내 법인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국내는 2분기 영업이익은 30억 적자로 1998년 2분기 이후 24년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농심 측은 “국제 원자재 시세의 상승과 높아진 환율로 인해 원재료 구매 단가가 높아졌고 이외에도 유가 관련 물류비 등 제반 경영비용이 큰 폭으로 상승해 매출액이 늘었음에도 영업이익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농심이 거래하는 대한제분 역시 소맥분 가격을 전년 대비 26% 가량 인상했다. 지난 1~6월 대한제분의 소맥분 거래 가격은 t(톤)당 73만226원으로 지난해 57만6647보다 26% 오른 수준이다.

여기에 농심의 제품 포트폴리오가 라면에 집중되면서 원자재 가격 인상 타격을 고스란히 받게 됐다. 농심은 전체 매출의 약 78.9%가 라면사업에서 발생한다. 제과 제품의 가격을 인상했다고 해도 라면 가격을 인상하지 않으면 영업이익을 회복하기 어려운 이유다. 앞서 농심은 지난 3월 3년4개월 만에 스낵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새우깡과 양파링 등 22개 과자 제품 출고가를 평균 6% 인상됐으며 꿀꽈배기, 포스틱, 양파깡 등은 6.3%, 새우깡은 7.2%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라면은 쌀 등과 함께 생필품으로 생활물가지수 산정에 반영되는 만큼 그동안 가격 인상이 쉽지 않았다는 게 농심 측의 설명이다.

일각에선 실적 회복을 위해서라도 올해 하반기 신라면, 너구리 등 주요 라면 제품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송민규 키움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국내 라면 가격 인상 여부에 따라, 전사 실적 개선 속도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지난해에 경쟁사 대비 판가 인상률이 낮았던 점을 감안한다면 추가적인 전사 수익성 수익서 방어 여력은 여전히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밀 수입단가 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제과업계의 가격 조정도 주목된다.

식품업계에서는 오리온도 올 하반기 가격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오리온은 2013년 이후 9년째 주요 제품의 가격을 동결 중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가격 인상에 대해 “내부적으로 가격을 검토 중이나, 시기나 품목은 아직까지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가격 인상은 없다”고 못박았던 지난해와 달리 지난 7월부터 가격 인상 입장에 대해 차이를 보인 것이다.

제품 가격을 인상한 기업들은 2분기 실적을 적절히 방어했다. 롯데제과는 제품 가격을 인상한 덕분에 2분기 영업이익을 지난해 동기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었다. 롯데제과는 지난 4월 1500원이던 빼빼로를 1700원으로, 빈츠를 2400원에서 2800원으로 대폭 인상한 바 있다.

식품업계의 하반기 가격 인상 도미노는 이미 시작됐다. 지난 16일에는 신세계푸드가 버거 프랜차이즈 노브랜드 버거의 약 40개 메뉴 가격을 18일부터 평균 5.5%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맘스터치도 지난 4일부터 버거 가격을 200원 인상했다.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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