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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확실한 재건축 대신 기업에 통매각"…주택 경기 악화에 술렁이는 소규모재건축[부동산360]
성수 장안타운, 재건축 대신 기업 통매각 결정
다른 소규모재건축 단지도 사업성 낮아 고민 중
인기 높아진 주변 상권 탓 기업들 매수 문의 ↑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의 장안타운. 유오상 기자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인근 상권이 주목 받으며 소형 노후 단지들을 중심으로 소규모 재건축 사업이 활발했던 성수동의 분위기가 최근 달라졌다. 높아진 공사비에 재건축 사업성이 떨어지자 규모가 작은 소규모재건축을 위주로 “차라리 단지를 기업에 통매각하는 편이 낫다”는 인식이 퍼졌고, 최근 자발적으로 재건축 조합을 해산하는 경우까지 나왔다.

2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성동구청은 최근 서울 성동구 성수동2가 269-28번지에 소재한 장안타운 소규모재건축조합의 설립인가를 취소했다. 조합원 과반수가 설립인가 취소에 동의한 데 따른 조치로, 사실상 소유주들이 자발적으로 재건축을 포기한 셈이다.

해당 단지는 지난해 6월 성수동 인근의 다른 소형 노후 단지들과 함께 소규모재건축 조합을 만들어 사업을 진행해왔다. 단지가 노후화한 데다가 바로 앞 성수동 상권이 활성화하면서 재건축 때 높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그러나 올해 초부터 공사비 인상과 재건축 규제 강화 등이 걸림돌이 되며 소규모재건축 사업의 사업성이 낮다는 비판이 이어졌고, 최근 성수동 상권에 주목한 대기업들이 개발을 위해 토지 매입에 나서면서 조합 내에서는 “차라리 기업에 단지를 통매각하는 편이 주민에게 이득이다”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장안타운의 경우, 최근 조합원 소유의 토지와 건물을 일괄매각 하는 내용의 계약이 급물살을 탔고, 매수한 기업이 일괄매각 계약금 입금을 앞두고 조합 해산을 요구했다”라며 “조합원들 역시 과반수가 동의하면서 지난달 조합이 해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정은 소규모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인 다른 노후 단지도 마찬가지다. 최근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한 한 소규모재건축 조합은 최근 주택 경기 악화로 사업성이 떨어지자 조합 내 이견이 커졌다. 이 때문에 총회를 진행하지 못하면서 구청으로부터 최근 “총회를 열어 인가 요건을 채우지 못하면 신청을 반려하겠다”는 공문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성수동에서 조합 설립을 인가받은 다른 소규모 재건축 단지 역시 최근 사업 진행 속도가 느려지자 신탁 방식을 비롯한 사업 방식 전환 논의를 진행 중이다.

반대로 인기가 높아진 성수동 상권을 중심으로 이들 단지를 매수하려는 기업들은 오히려 늘어난 상황이다. 성수동의 한 공인 대표는 “소규모재건축 단지를 매입해 직접 건물을 세우려는 기업들의 문의가 최근 늘어났다. 실제로 일부 업체는 이미 건물을 올려 2배 넘는 차익을 벌어들이기도 했다”라며 “소규모재건축의 경우, 사업성이 대단지보다 낮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높은 매각 금액을 제시하는 기업들에게 매각하는 경우가 더 늘어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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