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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생은 플렉스” Z세대 30%는 번돈 거의 다 쓴다 [Z세대 금융생활]
그들만의 마인드·라이프스타일
순지출 ‘소득의 70% 이상’ 32%
먹는 데 가장 많은 돈 소비하지만
가장 아까운 지출 항목은 주거비
가장 아깝지 않은 항목은 여가비

# 중소기업 사무직으로 지난해 취업한 26세 김모 씨는 골프를 즐기고 피부과도 자주 찾는다. 피부과는 월급으로 충당이 안 돼서 엄마가 대신 비용을 내주기도 한다. 그는 “골프가 돈이 많이 드는 취미지만 그만둘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 뮤지컬이나 클래식 공연을 즐기는 27세 박모 씨도 마음에 드는 공연은 두번 세번 보기도 한다. 가장 좋은 자리의 티켓값이 10~15만원 선이지만 스스로를 위해 기꺼이 지불한다.

Z세대 셋 중 한 명은 번 돈을 대부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에 다니거나 사업을 운영해 올린 소득을 고스란히 지출한 셈이다. 이들은 주로 먹는 데에 가장 많은 돈을 썼고, ‘여가비’로 쓴 지출이 가장 아깝지 않다고 평가했다.

헤럴드경제가 Z세대 사회초년생 100명을 대상으로 이달 설문을 진행한 결과, 소득에서 순수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70% 이상~100% 미만’이라고 대답한 이들은 32%에 달했다. ‘40% 이상~70% 미만’을 차지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34%, ‘20% 이상~40% 미만’을 차지한다는 응답은 26%였다. 전체 소득에서 20% 미만만 지출한다고 대답한 비중은 100명 중 8명에 불과했다. 물론 이 같은 순수 지출 비중은 적은 소득 때문이기도 하다. 설문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월소득이 300만원을 밑돌았다. 소득에서 순수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와 함께 급격히 오른 물가도 순수지출 비중을 키우는 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공급망 불안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 환율 급등, 금리 인상 등 여러 복합적인 원인으로 인해 올해 들어 물가 상승률은 고공 행진하고 있다.

7월 소비자물가지수(108.74)는 작년 같은 달보다 6.3% 뛰었는데 이는 1998년 11월(6.8%) 이후 23년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로 조사됐다. 2분기 기준으로는 1998년(8.2%) 이후 24년 만의 최고치다.

Z세대의 소득에서 지출이 가장 큰 항목은 의식주 중 ‘식(食)’이었다. 설문에 응한 100명 중 58명(58%)이 식비에 돈을 가장 많이 쓴다고 답했다. 실제 가공식품, 외식 등 식비를 올리는 물가 품목은 전년 대비 크게 올랐다. 통계청이 22일 발표한 ‘2022년 2분기 지역경제 동향’을 보면 가공식품(7.6%), 외식(7.3%) 등이 7%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식비를 제외하고는 응답률이 유사했다. 주거비, 여가비 지출 비중이 가장 크다는 응답자가 각각 15명(15%), 의복 및 미용비로 가장 많이 쓴다는 이들은 12명(15%)으로 뒤를 이었다.

Z세대는 ‘여가’에 지출하는 돈은 아깝지 않다고 생각했다. 응답자 100명 중 48명(48%)이 여가비는 아깝지 않다고 답했다. 여가비와 주거비는 ‘소득 중 가장 큰 지출’ 항목 중 식비 다음으로 응답률이 높았지만 두 지출을 바라보는 시선은 달랐다. 주거비는 가장 아까운 지출 항목에, 여가비는 가장 아깝지 않은 지출 항목에 자리했다. 3년차 직장인 홍모(28) 씨는 “여행 등에 쓰는 여가비는 다른 지출 항목이랑 다르게 뭔가 ‘남는다’는 느낌이 든다”며 “더 나은 사람이 된다는 생각에 여기에 쓰는 돈은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아동학과 교수는 “기존 세대는 노는 것을 미래를 대비하지 않는 행위로 여겨 죄악시했다면, Z세대는 소비를 통해 여가를 즐기는 과정에서 느끼는 행복과 즐거움을 하나의 자원으로 보는 것 같다”며 “여가를 통해 얻은 경험이 돈을 버는 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고,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는 세대인 만큼, 여가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여가비 다음으로 가장 아깝지 않은 항목은 식비, 의복 및 미용, 교통비, 의료비 순이었다. 식비라고 대답한 이가 27명(27%), 의복 및 미용으로 답한 이는 14명(14%), 교통비는 8명(8%), 의료비는 3명(3%)이었다. 박자연·김광우 기자

nature6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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