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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 동남아 사로잡은 한국 식품
기노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수출식품이사
기노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수출식품이사

동남아시아에서 많이 생산되는 바나나, 파인애플, 망고 등은 이국적인 맛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과일이다. 과거에는 값이 비싸 국내 소비자들이 선뜻 사먹기 어려운 수입과일이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정반대의 현상이 펼쳐지고 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딸기, 포도, 배 등이 동남아시아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동남아 과일들은 당도가 높지만 과육이 무른 경우가 많다. 이와 달리 우리나라 과일은 단맛과 새콤한 맛이 조화를 이루고 있고 과육도 단단해 식감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이처럼 ‘이국적인’ 맛과 식감으로 한국산 과일이 동남아 소비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현지 과일보다 가격이 훨씬 높은데도 소비자들의 수요는 계속 늘어난다.

신선과일뿐만 아니라 농수산식품 전반에 걸쳐 동남아 내 K-Food의 인기가 뜨겁다. 지난해 아세안(ASEAN), 즉 동남아시아국가연합 10개국에 대한 우리나라 농수산식품 수출액은 22억 713만 달러로 2020년에 비해 16% 넘게 증가했고, 올해 상반기 수출액도 작년 상반기와 비교해 15% 이상 증가했다. 신선과일 중에서는 배 229%, 사과 36%, 포도는 12%씩 수출액이 증가했고, 수산식품 중에서는 전복 75%, 넙치 47%, 김은 26%씩 각각 수출액이 증가했다.

일부 국가에 편향된 구조가 많이 개선됐으나 여전히 우리나라 농수산식품 수출은 중국과 일본, 미국에 의존하는 비중이 크다. 정부와 공사, 수출기업들은 잠재력이 큰 동남아시아를 주력 시장으로 육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동남아시아는 빠른 경제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한국 가요와 영화, 드라마 등 한류의 인기가 높아 한국 식품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공사는 신선농산물 전용 판매장 K-프레시존을 확대 운영하고, 수산식품을 중심으로 K-브랜드 한류마케팅 지원사업을 펼치는 등 소비자 접점 사업을 확대하며 동남아시아 수출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동남아시아를 우리의 주력 수출시장으로 삼기 위해서는 아직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수출유망품목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발굴해야 한다. 특히 수산식품은 최근 동남아에서 급증하고 있는 온라인 유통에 적합한 수출상품 다양화가 필수적이다. 공사는 김, 전복, 넙치 등 대표 수출 전문조직의 조직화 지원과 다양한 마케팅 바우처 제공으로 현지에서 경쟁력 있는 고부가가치 수출상품 개발에 힘쓰고 있다. 아울러 수출품의 신선도와 품질 유지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동남아시아는 미국, 유럽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리나라와 가까운 지역이지만 기온이 높은 데다 배송·물류시스템도 우리나라와 차이가 있기 때문에 훨씬 더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 올해 발효된 역내포괄적경제동반협정(RCEP)에 따른 국가별·품목별 관세가 다른 만큼 이에 대해서도 긴밀하게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 농수산식품은 지난해 사상 최초로 100억 달러를 넘어섰다. K-Food가 현재의 인기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인 소비기반을 굳건히 구축해 나간다면 매년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동남아시아 경제와 함께 한국 농수산식품 수출도 더 큰 도약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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