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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세대출 영끌투자라더니… 올해도 증가세 계속
가계대출 주는데… 전세보증은 13.7% 늘어
2년 전셋값 상승분 한번에 반영 → 대출 증가
대출규제하겠다던 당국도 늘려주는 쪽으로 선회
높은 금리 부담은 해결 방안 없어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올해 들어 금리 상승으로 가계대출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전세대출은 상승세가 크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 2년간 전셋값이 상승한 것이 전세계약연장과 함께 반영되면서 대출이 늘어나는 것으로, 전세입자의 금리 부담 가중이 우려된다.

25일 주택금융공사(주금공)에 따르면, 올해(이하 1~6월 기준)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의 전세보증공급액은 28조617억원으로 전년 동기 24조6774억원 대비 13.7% 늘었다.

전세입자는 주금공 등 3대 보증기관의 전세보증을 받아 전세대출을 받으며, 주금공은 전세보증 시장의 45% 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주로 저가 전세입자 이용 대상자다.

주금공은 올해부터 보증 대상을 수도권 5억원, 지방 3억원 이하에서 각각 7억원, 5억원 이하로 확대한 바 있다. 이에 보증을 받은 세대가 지난해 35만8703호에서 올해 37만8975호로 5.6% 가량 늘어난 측면이 있다.

이를 감안하더라도 1인당 전세대출금액은 지난해 6880만원에서 올해 7405만원으로 7.6% 늘었다.

이는 올해 전체 가계대출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와는 대조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7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1조8000억원 감소했다. 금리가 상승하고 주택 거래도 끊기면서 대출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전세대출이 늘어나는 이유는 2년간의 전셋값 상승이 대출에 반영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세는 통상 2년 주기로 계약하기 때문에 재계약 시점 차주는 2년간의 상승분을 부담하게 된다.

KB리브온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전국 평균 전세가는 2억8700만원으로 2년전(2억2400만원)에 비해 28%나 올랐다. 주택 매매는 비싸면 안할 수 있지만, 전세는 안할 수 없기 때문에 그대로 대출 상승으로 반영되는 것이다.

당국은 지난해 하반기 가계대출 규제 국면에서 전세대출이 영끌 투자에 활용된다고 의심한 바 있다. 전세대출로 보증금을 대고 가지고 있던 여유자금은 투자에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었다. 이에 전세대출 보증 축소를 새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과제로 검토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영끌 투자 분위기가 식고 있음에도 전세대출이 계속 늘어나자, 정부는 반대로 전세대출을 늘려주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10월부터는 주금공 전세대출 보증한도를 현재 2억원에서 4억원으로 늘려, 최대 4억4400만원까지 대출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금리 부담이다. 최근 전세대출은 평균 연 4%대, 최고 6%에 육박하는 금리로 나가고 있으며, 주택담보대출보다 높아지는 사례도 발견되고 있다. 주담대의 경우 3%대 고정금리 대출인 안심전환대출을 출시하는 등 금리부담을 낮추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전세대출은 대출을 늘려주는 것 외에 별다른 대응책이 없는 상황이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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