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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상최대로 늘어난 가계부채…1년새 이자부담 26조원 늘어
2금융권 중심 대출 폭증…부채 질 더 나빠져

한국은행이 금리를 0.25%포인트 추가로 인상하면서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지게 됐다. 1년 새 금리가 2%포인트 오르는 사이 가계가 추가로 짊어진 이자 부담만 해도 26조원에 이른다. 최근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대출이 폭증한 만큼 상환 부담은 가계를 더욱 옥죌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25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연 2.25%에서 0.25%포인트 인상한 연 2.5%로 결정했다. 10월에 한 차례 더 인상을 예상하는 목소리가 많은 만큼 아직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나지 않은 상태다. 금리 인상에 따른 나비효과는 고스란히 가계로 이어진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869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가계대출은 전 분기 대비 1조6000억원 늘어난 1757조9000억원에 이른다. 가계대출 규모는 연일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문제는 부채의 질이다. 특히 금리 인상이 빨라지면서 2금융권 중에서도 대출금리가 높은 편인 여전업권과 저축은행업권으로 다중채무자들이 몰리고 있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올 4월 말 기준으로 여전업권의 노년층 다중채무자수와 채무액 규모는 54만명, 8조원을 훌쩍 넘긴 상태다. 저축은행업권에서도 노년층 다중채무자 수가 9만명을 넘어섰다. 청년층 다중채무자 수는 50만명에 이른다.

부채의 질도 나빠지는데 금리 인상으로 인해 짊어져야 하는 부담은 연일 늘고 있다. 한은이 지난해 12월 말을 기준으로 가계대출 규모 및 전 금융권 변동금리 비중을 분석했을 때 대출금리가 0.25%포인트씩만 올라도 가계 전체 이자 부담 규모는 약 3조3000억원(차주 약 2000만명 기준)에 이른다. 한은 이 1년간 2%포인트를 올린 것을 고려하면 1년 새 늘어난 이자 부담 규모만 해도 26조원(단순계산, 3조3000억원ⅹ8)을 넘긴다.

최근 당국에서 예대금리차 인하 축소,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등에 나서고 있지만 금리 부담을 낮추는 데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주식시장 침체로 인한 자산가치 하락 등이 겹치며 차주들의 상환 부담은 가중되는 실정이다.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의 자이언트스텝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에 기준금리 인상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면서도 “부동산이나 주식 등에 빚을 낼 수 있게 한 정부 정책이 결국 국민의 빚 부담으로 돌아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과 같은 경기침체기에는 상환도 쉽지 않은 탓에 빚 부담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서정은·김광우 기자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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