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고용부 예산 34조9923억원..."2007년 이후 첫 감액"
고용유지지원금 등 코로나 상황 속 급증했던 예산 대폭 감축
K-디지털 트레이닝 인원 확대 등 반도체 등 민간 인재양성에 투자
[헤럴드경제 DB] |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고용노동부 내년 예산이 올해보다 4.3% 적은 34조9923억원으로 편성했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급증한 사업 지출을 대폭 줄이는 대신 민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업에 대한 지출을 늘렸다.
고용부는 30일 국무회의에서 2023년도 고용부 예산으로 34조9923억원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올해 본예산(36조57200억원)보다 1조5797억원(4.3%) 줄어든 것이다. 고용부 본예산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은 정부 예산안이 전산화된 2007년 이후 처음이다. 다만 코로나19 재유행과 영세 소상공인, 청년 등의 어려움이 지속되는 가운데 지출 효율화를 목표로 한 내년도 예산안 편성은 이런 상황을 반영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고용부는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급증한 사업에 대한 지출을 줄인다. 고용유지지원금이 대표적이다. 해당 예산은 올해 5981억원이 편성됐지만, 내년에는 1974억원으로 줄었다. 고용유지지원금은 경영난으로 고용 조정이 불가피한 사업주가 휴업 등을 통해 고용을 유지하는 경우 정부가 휴업수당의 일부를 지원하는 제도다. 일자리안정자금, 청년 추가고용장려금, 특별고용촉진장려금 등 ‘한시사업’ 종료에 따라 관련 지출도 줄인다. 최저임금 인상 보완책인 일자리안정자금은 영세 사업주의 경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정부가 근로자의 임금 일부를 지원하는 제도다. 당초 2018년 한시적으로 도입될 예정이었지만 계속 연장되다가 올해 6월 종료됐다.
일상회복이 시작된 만큼 코로나 기간 늘어난 예산을 단계적으로 정상화하겠다는 것이 고용부의 설명이다. 다만 이런 예산 책정은 코로나19 재유행 가능성을 배제한 것으로 고용시장이 안정적일 것이란 전망이 밑바탕에 깔렸다. 실제 고용부는 내년도 예산 중 실업급여(구직급여) 대부분을 차지하는 고용보험기금 지출을 올해 18조8000억원에서 내년 16조9000억원으로 2조원(10.2%) 가량 줄였다. 일각의 우려처럼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재유행이 반복될 경우 당장 고용유지지원금이나 구직급여를 지급할 여력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다만 이에 대해 박준호 고용부 정책기획관은 “구직급여는 올 들어 줄어들고 있고,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추세를 유지한다고 본다”며 “고용유지지원금도 당초 편성한 예산 내에서 문제 없이 집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용부는 이렇게 줄인 예산을 민간 기업 인재 양성에 투자한다. 디지털 인재 양성을 위해 ‘K-디지털 트레이닝’(디지털 핵심 실무인재 양성) 인원을 올해 2만8000명에서 내년 3만6000명으로 늘린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강조해왔던 ‘반도체 산업 인력 양성’을 위해 산하 국책 특수대학인 폴리텍에 반도체 관련 학과를 10개에서 20개로 확대한다. 고용 취약계층 대상 맞춤형 지원도 늘린다. 10인 미만 영세 사업장의 저소득 근로자에 사회보험료를 지원하는 대상은 기존 월보수 230만원에서 260만원 미만으로 확대한다. 17만5000명이 추가로 혜택을 받을 것으로 추산된다. 저소득 구직자 등에게 맞춤형 취업지원서비스를 제공하고, 구직활동 의무를 이행할 경우 1인당 월 50만원씩 최대 6개월간 지급하는 국민취업지원제도의 구직촉진수당은 부양가족이 있을 경우 10만원을 추가 지급할 예정이다. 산재 사망사고 감축을 위한 예산도 올해보다 1000억원 많은 1조1977억원을 편성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임금·근로시간 체계 개편 인프라 확충 예산도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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