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 가상자산 평가손실도 겹쳐
고객위탁자산 37조→17조 급감
국내 최대 가상자산거래소인 두나무의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됐다. 내부비용이 급증하고 투자손실이 쌓이면서다.
두나무의 상반기 매출은 7850억원으로 1년 전(2조291억원)보다 61.3% 줄었고 영업이익은 5661억원으로 작년 동기(1조8709억원)보다 69.7% 급감했다. 2분기(4∼6월)에는 340억원의 적자까지 냈다.
매출은 반토막도 더 났는데 비용은 큰 폭으로 늘어난 게 실적부진의 원인이다. 상반기 영업비용은 2190억원으로 전년동기 1582억원 보다 38%나 늘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영업비용이 늘어난 내역이다. 급여지출은 소폭 줄었는데 복리후생비가 전년 12억7300만원에서 721억7500만원으로 56배 폭증했다. 1인당 1억4000만원 꼴이다. 복리후생비가 급여(347억원)보다 더 많다. 급여(1인당 5363만원)와 복지비를 합하면 1인당 2억원에 육박한다. 회사측은 사내복지기금 출연으로 복지비가 크게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여비/교통비와 접대비, 주식보상비 등도 크게 늘었다.
영업외 손익은 전년 878억원에서 3178억원으로 3배 이상 불어났는데, 가상자산 투자손실이 치명적이었다. 두나무의 가상자산 보유량은 1년새 크게 늘었다. 하지만 가치가 하락하면서 지난해 상반기 6591억원이던 보유액은 3236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지난 3월말 보유액이 5451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2분기에만 3000억원 이상이 증발한 셈이다.
재무구조도 악화됐다. 상반기 현금흐름은 순유출이다. 영업에서 1조7878억원이 빠져나갔고 투자활동으로도 1300억원 이상이 유출됐다. 외부차입으로 2300억원 이상을 조달하면서 현금순감소액은 1조685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가장 큰 규모의 투자였던 하이브의 주가하락 충격은 재무제표에 제대로 반영되지도 않았다. 두나무는 하이브 주식 203만주(지분율 5.57%)를 7018억원에 취득했다. 주당 34만5000원꼴이다.
올들어 실적이 부진하지만 최고경영진 보수는 더 늘었다. 송치형 회장은 상반기 급여가 13억3100만원(월평균 2억2183만원)을 받았다. 지난해 월급 2억115만원 보다 10%가 올랐다. 김형년 부회장 월급도1억6316만원으로 작년(1억4790만원) 보다 역시 10% 인상됐다.
양대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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