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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킹달러’에서 ‘갓달러’로…공포 커지는 ‘달러 스마일’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美경제는 상대적 강세
수출 부진에 성장둔화
외인자금 이탈 가능성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최근의 달러 강세를 ‘킹달러(King dollar)’로 표현했다. 하지만 선행적 긴축에도 불구하고 원화 약세가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국내에서는 ‘갓달러(God dollar)'가 되는 모습이다.

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도 원달러 환율은 오름세를 지속하며 연고점을 재차 경신했다.

외국인은 지난 7월 14일부터 지난달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5조8000억원을 순매수하며 주가지수의 반등을 주도했다.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 외국인 입장에서 상대적으로 한국 주식 값이 더 저렴해진다. 공매도 후 매도 포지션 청산을 위해 주식을 재매입(숏커버링)한 영향도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런데 원화 약세가 지속되면 보유하고 있는 원화 자산의 가치도 하락한다. 지속적인 원화 약세는 외국인 이탈 요인이다. 이달 들어 환율이 급등하면서 외국인들은 국내 주식과 채권선물을 대규모로 팔아치우기 시작했다. 외국인은 지난 일주일 간(8월 29일~9월 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115억원을 순매도했다. 10년 국채 선물은 이달에만 1조원 가까이 내다팔고 있다. 장기국채선물은 경기 기대를 반영한다.

환율 상승이 수출에 도움이 된다는 풀이는 더 이상 통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가파른 원자재 가격 상승이 원화 약세와 맞물려 수입물가를 자극, 기업들의 원가경쟁력을 훼손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무역수지 약화는 다시 원화 가치를 떨어뜨려 물가 부담을 높이는 ‘악순환 고리’다.

실제 국제무역통상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국제 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10% 상승할 경우 수출금액은 0.03% 증가에 그치는 반면, 수입금액은 3.6% 증가한다. 지난달 한국 무역적자는 94억7000만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무역적자 폭 확대는 그 자체로 수급상 달러 공급 축소를 의미해 원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수출 부진에 따른 경제 성장 둔화 우려도 원화 가치에는 부정적이다. 특히 현재는 글로벌 경제 침체 속에서 미국 경제의 상대적 강세가 부각되는 상황이다.

최제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달러화 강세의 배경이 ▷인플레를 억제하기 위한 연준의 강경한 긴축기조 ▷유럽을 필두로한 글로벌 경기불안 확대 ▷위험회피 강화에 따른 달러화 수요 증가임을 감안할 때 단기간내 달러화 강세 기조가 누그러지는 어려운 환경”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글로벌 경기가 엇갈리면서 나타나는 ‘달러스마일’ 이론도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 달러 스마일 이론은 모건스탠리증권 전 외환전략가인 스티븐 젠이 주창한 것으로 ▷글로벌 경제가 침체이거나 ▷미국 경제가 상대적으로 강세일 때 각각 안전자산 수요와 성장격차 확대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이론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매파적인 스탠스를 보일 때에도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반면, 달러 스마일 곡선 하단인 ‘글로벌 경제 회복세’는 요원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편 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런 국면에서 되려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수혜를 입을 수 있는 기업들을 찾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라며 “자동차 부품, 2차전지, 철강관 및 철강선, 건설광산기계, 농기계 등을 들 수 있다”고 말했다.

youkno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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