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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칼럼] 한 번 오르면 끝이다?

“한 번 오르고 나면 안 내려요.”

물가 얘기다. 특히 외식물가와 식료품이다.

코로나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수입 곡물가격이 크게 뛰면서 라면과 짜장면 등 ‘서민음식’들이 가격 인상 대열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짜장면의 경우 지난 1월 서울 기준으로 5769원이었지만 7월 들어서 6300원으로 크게 올랐다. 냉면은 연초에 이미 1만원을 넘어섰다. 라면 가격도 업체들이 추석 이후 두 자릿수 이상 올린다고 발표했다. 중요한 것은 이런 고물가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더욱 서민의 시름을 깊게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먹거리 물가는 1년 전보다 8.4% 올라 2009년 4월 이후 13년4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여기에 추석 이후 라면 출고가격도 평균 11.3% 인상한다. 스낵 주요 제품도 5.7% 올릴 예정이다. 이는 올 들어서 원재료 가격과 운임비용, 인건비 등이 급등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선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정점을 지나 점차 안정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여기서 누구나 가지는 의문점이 하나 있다. 수입곡물 가격은 안정되거나 떨어지고 있는데 왜 식품 가격과 외식물가는 안 떨어지고 되레 오르냐는 것이다.

실제 수입곡물 가격은 지난달 30일 기준 대두 가격은 t당 555.93달러로, 지난 6월 9일 최고점인 850달러 이후 30%나 하락했다. 옥수수 가격도 267.71달러, 소맥 가격도 293.31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했던 시점보다 각각 28.42%, 33.07% 떨어졌다. 이러한 하락세는 4분기 곡물 수입단가부터 적용된다. 통상 곡물 수입은 매매계약 후 3~6개월이 지났을 때 대금을 지급하는 구조라 오는 4분기부터 3분기 시세가 반영된다.

이렇게 단순계산을 하면 여태 올랐던 라면을 비롯한 식품 가격과 외식물가는 4분기부터는 조정이 돼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업체들은 달러 강세에 더해 운임비, 인건비 등 제반비용이 줄줄이 올라 쉽지 않다고 하소연한다. 얘기를 들어보면 그럴 수 있다. 특히 화물운임비는 코로나19 이전보다 약 20~30% 증가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또 다른 의문점이 하나 더 있다. 모든 제반 비용이 제자리를 잡으면 물가가 안정될까? 답부터 말하자면 쉽지 않다. 여태 그렇게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라면업체가 가격을 내린 적이 아예 없지 않다. 2010년에 한 차례 가격 인하한 바 있다. 2008년에 650원에서 750원으로 100원 올렸던 것을 밀가루 가격이 인하되면서 2년 만에 730원으로, 20원 내린 것이다. 당시 올릴 땐 100원씩 큰 폭으로 올리고 내릴 땐 20원 찔끔 내려 질책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2015년에는 2014년보다 밀가루 가격이 20%나 떨어졌음에도, 가격은 움직이지 않았다. 되레 다음해인 2016년에 판관비와 물류비 상승 등을 이유로 다시 라면 가격을 인상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었다.

다른 품목과 달리 외식물가 등의 가격은 한 번 오른 쉽게 내리지 않는다는 얘기가 있다. 고물가와 코로나 상황에서 소비자들도 고통을 분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에는 업체들이 스스로 소비자들이 수긍할 수 있는 가격 인하에 나서길 기대해본다.

atto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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