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역대최고 전력도매가...한전, 부실위험 고조
상승분 미반영 땐 소송당할 수도
가스 도매가격도 1년전의 2.4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장기화로 가스·전력 도매가격이 역대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관련 요금을 제때 인상하지 못할 경우,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전력의 재무 부실이 심각해질 것이란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한전이 계속해서 원가 상승분을 전기요금에 반영하지 못해 실적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일부 소액주주들로부터 배임 혐의로 소송을 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정부는 지난달 가스·전기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8%대인 점을 감안, 요금인상여부를 놓고 고민이 깊다.

5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가스공사의 9월분 가스 도매가격(열량단가)은 Gcal(기가칼로리)당 14만4634원으로 지난달보다 13.8%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동월의 2.4배 수준이며, 2년 전인 2020년 9월 대비로는 4.3배에 달한다.

가스 도매가격은 6월 7만7000원에서 7월 9만1000원, 8월 12만7000원에 이어 9월 14만원 수준으로 계속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최근 러시아가 유럽으로 향하는 천연가스 공급을 감축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각국의 가스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가스 가격이 치솟고 있는 것이다.

가스 도매가격이 오르면서 전력 도매가격도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전력 도매가격에는 여러 에너지원 중 가스 가격이 가장 크게 반영된다. 한전이 발전사에서 전력을 사 올 때 적용되는 전력 도매가격(SMP·계통한계가격)은 이달 2일(육지 기준) kWh(킬로와트시)당 245.42원으로 사상 최고였다. 월평균 기준으로는 올해 4월(201.58원)에 유일하게 200원을 넘었는데 최근의 가스 도매가격 상승분 고려하면 9월에도 200원을 훌쩍 넘을 전망이다.

최근 증권사들이 전망하는 한전의 올해 연간 영업손실 규모는 평균 28조8423억원이다. 최근 SMP가 역대 최고를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30조원을 훌쩍 넘길 가능성도 있다. 한전은 이미 상반기에 14조333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상태다.

가스공사의 누적 손실(미수금)은 6월 말 현재 5조1천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말만 해도 미수금은 1조8000억원 정도였다. 7월 이후에도 가스 가격이 계속 상승한 것을 고려하면 미수금 규모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배문숙 기자

oskymoo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