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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응봉 “재건축 U턴”·삼전 “리모델링 직진”
하락장에 정비사업지들 ‘새 그림’
성동구, 최근 집값 2억 이상 하락
사업성 이유 리모델링→재건축
잠실 지역도 연일 신저가 행진에
삼전동 현대 의견수렴 절차 진행
서울 성동구 응봉동의 응봉대림1차의 모습.

계속되는 부동산 침체에 서울 내 주요 아파트 단지가 연일 ‘신저가’를 경신하자 재건축과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노후 단지들을 중심으로 사업 방식을 변경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자 보다 사업성이 높은 방식으로 변경하려는 의도다. 성동구에서는 추진 중인 리모델링을 포기하고 재건축에 나선 단지가 있는 반면, 최근 가격 하락이 두드러진 송파구에서는 리모델링과 재건축 사이에서 주민들이 고민에 빠졌다.

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성동구 응봉대림1차 리모델링 조합은 지난주 총회를 통해 조합원들의 탈퇴 승인 안건을 의결했다. 사실상 리모델링 조합 해산 절차로, 찬성 407표·반대 1표로 압도적 차이로 안건을 의결했다.

앞서 단지는 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에 그간 추진 중이던 리모델링을 포기하고 재건축을 추진하는 방향을 검토해왔다. 그런데 최근 주변 아파트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리모델링을 해도 주변 재건축 단지보다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강해졌고, 주민들 사이에 공감대가 형성되며 총회 의결로 이어지게 됐다.

한 재건축 추진위 관계자는 “지난 여름께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이미 재건축을 선호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여기에 더해 요즘 침체된 부동산 경기 탓에 재건축 사업을 빨리 추진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지며 서면결의서가 많이 모였다”라며 “구청에 총회 결과를 통보하면 이르면 다음 달 최종 탈퇴가 이뤄질 것 같다. 이후 바로 안전진단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강남 압구정과 인접해 가격이 큰 폭으로 뛰었던 성동구 응봉동·금호동·옥수동의 경우, 최근 부동산 경기가 하락하며 연일 신저가 경신이 이뤄지고 있다. 단지 옆 대림강변타운의 경우, 지난달 신고가 대비 1000만원 하락한 10억2000만원에 전용 59㎡가 거래돼 신저가를 기록했다. 인근 금호자이1차의 경우, 최근 전용 84㎡가 13억7700만원에 거래됐는데 1년 전 16억3000만원의 직전 거래가액과 비교하면 2억5300만원 하락했다.

연일 큰 낙폭을 기록하고 있는 송파구 노후 단지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잠실은 최근 이른바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을 중심으로 신저가 경신이 계속되고 있다. 잠실 엘스의 경우 최근 전용 84㎡가 20억5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졌는데 직전가 대비 2억원 이상 하락 거래됐다. 인근 아시아선수촌의 경우 전용 178㎡이 42억원에 거래됐다. 지난 1월 같은 크기가 47억3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5억원 이상 하락해 주민들 사이에서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처럼 주변에서 신저가 경신 소식이 계속되자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삼전동 현대아파트는 최근 주민들 사이에서 소규모 재건축을 추진하자는 의견이 나와 의견 수렴 절차를 추진 중이다. 단지는 지난 2019년 리모델링 조합을 설립하고 사업을 추진했지만, 1차 안전성 검토 과정에서 진행이 늦춰지며 최근 사업성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일부 주민들이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리모델링 대신 재건축으로 사업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자 조합은 “재건축 가능성을 자체적으로 검토했지만, 소규모 재건축의 경우 용적율을 높일 수 없어 사업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라는 입장이다. 단지는 이후 주민 간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향후 사업 방식을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유오상 기자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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