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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품수지 10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킹달러에 수입·수출 모두 악화
8월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
원자재 수입 급증 영향
본원소득수지도 흑자폭 줄어

인플레이션에 고(高)환율 영향 탓에 지난 7월 상품수지가 10년 3개월 만에 처음으로 적자로 돌아섰고, 경상수지 흑자폭도 급감했다. 특히 13년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고환율 상황이 이어지면서 8월 경상수지가 4월에 이어 또 다시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7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경상수지는 10억9000만달러 흑자로 석달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경상수지 흑자폭은 1년 전보다 66억2000만달러 축소됐다.

경상수지 흑자폭이 줄어든 이유는 수입이 수출보다 크게 늘며, 상품수지(수출-수입)가 11억8000만달러 적자가 났기 때문이다. 상품수지 적자는 2012년 4월 이후 처음이다.

▶ ‘킹달러’, 상품수지 적자 더 키우나...원화 가치 하락에 수·출입 모두 악화=상품수지는 1년 전보다는 67억3000만달러나 줄었다. 7월 수출(590억5000만달러)은 석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전년 동월 대비 37억9000만달러 증가해 21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으나, 대중국 수출 부진 등으로 증가폭이 축소됐다. 그사이 수입은 600억달러를 넘어섰다. 원자재 수입 급증에 자본재 등도 확대된 데다가, 환율 상승 효과도 수입 규모를 키웠다. 7월 수입은 1년 전보다 105억2000만달러 늘어난 602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입은 19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상품수지 적자가 점차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에너지 가격이 여전히 높게 형성된 상황에서 고환율 부담까지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상품수지와 유사한 흐름을 보이는 무역수지는 지난달 94억7000만달러 적자로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56년 이후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급락하는 원화 가치도 상품수지 적자를 키우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장중 1380원을 돌파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3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같은 상승세가 이어지면 달러당 1400원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과거 환율 상승이 수입 부담을 키우지만 수출을 확대시켜 경상수지 개선에 보탬이 됐던 것과 달리, 원화 절하가 수출기업에도 악영향을 키우는 이유는 우리 산업 환경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최우진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 연구위원은 “수출기업도 중간재 등은 수입해오는 경우가 많아 환율이 오르는 상황이 수출입 모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추후 미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흐름과 한미 금리차 등 상황을 보고 시장의 기대에 따라 환율이 움직임을 보이겠지만 현재 환율이 오버슈팅(단기급등)된 경향도 있다고 봐서 원화가 반등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 “8월 경상수지도 적자 가능성 있다”=상품수지 적자가 심화됨에 따라 8월 경상수지 흑자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김영환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부장은 “8월 무역 수지가 되게 좀 이례적으로 큰 폭 적자를 보였는데 상품수지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본원소득수지와 서비스 소득수지도 봐야겠지만 현재로서는 적자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내다봤다.

지난달 한은은 연간 경상수지 목표치를 올해 초 500억달러 흑자에서 370억달러 흑자로 하향 조정했다. 상품수지 적자가 더 커질 경우 수정된 목표치도 달성이 어려워질 수 있다. 올 1~7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258억7000만 달러다. 게다가 글로벌 경기 둔화로 경상수지는 더 줄어들 수 있다. 박자연 기자

nature6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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