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소 직원[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조 바이든 정부가 자국 바이오 산업 육성 및 보호를 위한 행정명령을 발동하면서 국내 바이오 산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예상된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았고 이번 행정명령이 중국을 견제하고자 하는 것이지만 결국 자국 산업 보호가 한국 바이오 산업의 강점인 CMO(위탁생산) 사업 등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 미국 제약사와 CMO 계약을 체결해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하는 곳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모더나 백신을 위탁생산 중이고 SK바이오사이언스는 노바백스 백신 원액을 생산하고 있다.

만약 반도체나 전기차 배터리처럼 바이오의약품에 대해서도 미국 내 생산을 원칙으로 하게 되면 한국에서 생산되는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인센티브 등이 줄어들거나 없어질 수 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우리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들이 이미 글로벌 무대에서 인정받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긴 하지만, 미 정부가 미국 내 바이오의약품 생산 등을 강조한다면 우리 CDMO 업체들이 일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아직은 섣부른 판단보다 상황을 주시하며 바이오 분야에서 나타날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바이든 정부가 바이오 산업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한 것이 없어 상황을 확인하며 지켜보고 있는 단계”라며 “다만 위탁생산이란게 개발사의 생산 시설이 갖춰지지 않아서 진행되는 사업인데 아무리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다지만 자국 내 생산 시설이 없는 상황에 해외에서 생산을 못하게 하지는 않을 거라 예상한다”고 말했다.

실제 SK바이오사이언스는 현재 생산하는 백신 중에 미국에 수출하는 제품은 없다. 위탁생산 역시 원액을 제조해 미국 기업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CMO사업 진출을 선언한 롯데바이오로직스 역시 현재로서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올해 미국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뉴욕주 시러큐스 바이오의약품 공장을 인수했다. 미국 사업을 위해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미국에 생산 공장도 마련한 상황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미국 정부의 구체적인 계획이 나올 때까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다만 반도체, 전기차 분야처럼 적지 않은 영향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여러 경우의 수에 대해 대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