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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금융·경제 불확실성에 짙어진 경기침체 그림자…‘S’ 진입 분수령
[위기감 커지는 韓경제]
고물가 정점 지났지만, 정상화 속도 예상보다 더뎌
금리 인상 한동안 더 지속…경기침체 파고 커진다
고금리·긴축 속 성장 챙겨야 하는 재정당국 딜레마
고물가가 정점을 지났지만, 한동안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공포감이 형성되고 있다. 고물가 상황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경기침체 파고도 커질 수밖에 없다. 벌써부터 재정당국 내부에서는 경기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팽배하다. 사진은 7일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 [연합]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미국의 고물가 쇼크로 글로벌 금융·경제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우리경제에도 짙은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국내 물가 상승세가 정점을 지나고 있지만 5~6%대의 고물가가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이에 대응한 추가 금리인상이 불가피하고, 이는 투자와 소비 위축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게다가 달러 강세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수입물가 상승 압력과 무역수지 악화 등을 심화시켜 생산과 소비 양 측면의 경기침체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관련기사 2면

기획재정부는 14일 방기선 1차관 주재로 거시·금융 관련 부서가 참여하는 비상경제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시장 상황을 긴급 점검하는 등 비상대응 체제를 가동했지만,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는 못했다. 방 차관은 “주요국의 금리 인상 폭과 속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는 점이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을 높이고 있다”면서 “시장 안정을 위해 가용한 대응조치를 철저히 점검해달라”고 지시했다.

미국의 물가 쇼크와 그로 인한 금융불안은 가뜩이나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우리경제에 더욱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글로벌 달러 강세→환율 급등→수입물가 상승→한은의 금리 추가인상→소비 위축의 악순환이 더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다. 고물가·고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이젠 고물가와 경기침체가 겹치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국내 소비자물가는 5.7% 올라 전월(6.3%)보다 다소 낮아지면서 고물가가 정점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나왔다. 추석 이후엔 소비 수요가 줄어 물가 상승세가 더 완화될 가능성도 점쳐졌다. 문제는 속도다. 예상보다 물가 안정흐름이 더디게 나타나고 있다. 인플레는 당초 공급 측면에 기인했고, 그 핵심은 석유 가격이었는데 유가 하락에도 미국 물가가 8%대를 유지하며 시장에 충격을 주었다.

우리나라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석유 가격이 하락했지만, 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5%대로 높고, 당분간 이같은 현상이 이어질 수 있다. 게다가 공산품 및 가공식품 업계에선 그동안 누적된 가격인상 요인을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시장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농심에 이어 오리온도 주요 제품 가격을 10% 이상 올리기로 했고, 전기 및 가스 요금도 추가적인 가격인상 압박을 받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고물가가 끝나면 ‘슬로프(경사)’를 봐야 한다”며 “한국은행에서 5%대를 유지하면 물가중심 통화정책을 고수해야 한다고 말한 것엔 다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은 고물가가 걱정되지만 아주 곧 경기침체에 대한 얘기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금리는 오르고, 예산은 줄이는데 경기침체는 오고 있다”며 “경기 하방국면에서는 확장적 재정을 하는 것이 교과서적으로 맞는데, 인플레이션이 일어나고 있고 정부 기조도 있어 그 얘기를 도저히 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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