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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굽이친 만경강변길 휘돌아보니...건강·힐링·인생샷이 내 품에
BTS도 걸었던 완주 트래킹길 속으로
대아호·신천습지·비비낙안 이르는 44km
생태여행길 7코스엔 절경·스토리도 함께
습지 가시연꽃·자라풀...눈앞에 식물도감
잔상·물상 실루엣이 빚어낸 노을은 힐링
기차산 해골바위 지나면 기운찬 마애석불
트래킹길 사이사이 산자락 매력까지 더해
만경강 비비정예술열차와 노을.

“만경강변길 완주해도, ‘건강 완주’를 완주하는 것”

만경강만 걸어도, 방탄소년단(BTS)이 2019년 완주 서머패키지 촬영 때 했던 말 처럼, 완주를 완주할 수 있다. 만경강은 호남의 곡창지대를 휘돌아 나가며 대한민국 식량안보의 1등공신 호남평야의 젖줄이다. 지금은 절경과 스토리가 어우러져 국민 건강·힐링·인생샷맛집이라는 가치가 더해졌다.

▶호남의 젖줄+건강 힐링의 요람= 요즘 뜨는 동상면 기차산 해골바위 인근 밤샘에서 발원한 만경강은 위봉폭포수 등 여러 지류를 대아호에 모은다. 신천습지 등을 지나 비비낙안에 이르면, 김제를 지나 군산 새만금 하구가 멀지 않다. 만경강 생태걷기여행길은 44㎞, 7개 코스이다.

평평한 동상면 사봉리 마을길을 지나, 백양상사화 등의 호위를 받으며 경사진 임도를 10분 가량 걸어 간 뒤, 밤나무 군락지 인근 V자 계곡의 작은 외나무다리를 건너면 밤샘이 모습을 드러낸다. 나라를 위해 엄청난 공을 세우는 만경강의 가치와 위상에 비해, 어머니 격인 밤샘의 모습은 소박하다. 주변을 돌로 쌓은 것을 제외하면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다.

20㎞의 호변 드라이브코스에서 감상하는 아침 물안개는 드뷔시의 음악이 흐르듯 몽환적이고, 해가 중천에 오르면 기암절벽과 신록이 호수에 드리운다. 룸펜인텔리겐챠 선비들의 강변 살롱, 세심정을 지나 서쪽으로 15㎞쯤 가면 만나는 신천습지는 완주군 용진읍 상운리 회포대교에서 삼례읍 하리 하리교까지 만경강 일대에 형성된 2.4㎞의 하천 습지로 만경강의 허파라고 부른다.

만경강 상류 옆 메타세쿼이아 숲.

▶인텔리겐챠 살롱 세심정 지나 신천습지= 신천습지에서 소양천까지 합류해 만경강 폭이 넓어지고 완만한 경사에 유속이 급속히 떨어지면서 군데군데 퇴적토사에 의한 하중도(河中島)가 형성된다.

신천습지에는 줄, 갈대, 부들, 연꽃을 비롯한 67종의 식물과 검은물잠자리와 하루살이, 개개비, 물닭 등이 서식하고 있다. 멸종위기종인 가시연꽃, 감소추세종인 통발, 희귀종 자라풀, 수염마름, 왜개연꽃 등이 자생한다. 인공제방 아래 산책로로 가면 더 자세히 관찰한다.

둑방길 안팎으로, 주민과 여행자를 위한 건강 공원, 홍수피해자·참수된 죄인 위령제단이 조성돼 있다. 삼례에서 보는 노을은 만경강 최고의 힐링 풍경이다. 봉동읍에서 삼례읍쪽으로, 붉은 노을을 향해 달린다. 순식간에 해가 떨어진다해도 그 이후의 잔상과 물상의 실루엣이 더 멋지다.

만경강 철교 폐선로에 새마을열차 폐객차로 만든 비비정예술열차카페 동편엔 비비정이 서있다. 16세기 이후 선비들이 비비정에 올라 백사장에 내려앉은 기러기 떼를 바라보며 풍류를 즐긴 것을 ‘비비낙안(飛飛落雁:날아가던 기러기가 쉬어가는 곳)’이라고 했다. 충무공이 백의종군을 한 마지막 길목이었고, 동학농민군이 서울로 진격한 거점이었다.

카페, 수공예품 가게, 갤러리 등으로 꾸며진 비비정예술열차 아래 만경강은 건강하다. 팔뚝만한 물고기들이 인기척이 들리면 열차쪽으로 고개를 내민다. 카페엔 검은색을 칠한 머그컵에 차나 커피를 담는데, 온기가 찻잔에 퍼지면 검은색은 점점 비비정 노을 풍경으로 변한다. 그래서 비비정 예술열차의 노을은 두 개다.

만경강 트레킹길 사이사이, 산자락 매력포인트가 숨어있다. ‘BTS 성지’를 빼고도 대아호에서 멀지 않은 곳에 대부산 수만리 마애석불이 있다. 동광초교 인근 캠핑장에서 출발해 1~2㎞ 걸으면, 민가와 비슷한 모양의 안도암에 도착하고, 여기서 왼편길을 따라 조금만 더 오르면 대부산의 암봉들과 함께 바위에 새겨져 있는 마애석불을 만난다.

높이 10m, 너비 17m 거석을 조각원석으로 삼아 큰바위 얼굴에 시원한 이목구비의 부처님을 새겼다. 옷자락을 양어깨에 걸친 모습까지 섬세하게 표현했다. 가슴이 넓고 무릎이 두꺼워 당당하고 듬직하다. 천 년을 훨씬 넘겼어도 잘 보존됐다.

마애석불 가는 등하산 길엔 수 많은 희귀 식물이 자생한다. 완주 송광사와 영광 불갑사의 상사화 새빨갛지만, 마애석불 가는길과 밤샘 근처 등에 자생하고 있는 백양상사화는 분홍색 혹은 주황색에 가깝다. 주름조개풀, 좁쌀크기의 여귀, 산수국, 박쥐나무, 옥잠화, 쥐꼬리 망초, 며느리배꼽, 사위질빵 등도 자생한다. 사위 지게의 짐이 자꾸 떨어지도록 느슨하게 묶는데 쓰는 사위질빵에는 딸을 사랑하는데 더 힘써달라는 장인의 배려가 숨어있다.

BTS와 인연을 맺은 종남산, 위봉산 속 오성한옥마을은 울창한 산림과 맑은 계곡, 호수를 끼고 있다. 경사진 지형에 입체적으로 지어진 전통한옥들과 토석담장, 골목길이 보기에도 좋고 걷기에도 정겹다. 만경강 트레킹 틈틈이, 산자락의 매력, 대한민국 로컬푸드 1번지 다운 건강 미식이 끼어들면, ‘완주로의 완주’가 꽉 찬다.

“만경강변길 완주해도, ‘건강 완주’를 완주하는 것”

만경강만 걸어도, 방탄소년단(BTS)이 2019년 완주 서머패키지 촬영 때 했던 말 처럼, 완주를 완주할 수 있다. 만경강은 호남의 곡창지대를 휘돌아 나가며 대한민국 식량안보의 1등공신 호남평야의 젖줄이다. 지금은 절경과 스토리가 어우러져 국민 건강·힐링·인생샷맛집이라는 가치가 더해졌다.

기차산 해골바위.

▶호남의 젖줄+건강 힐링의 요람= 요즘 뜨는 동상면 기차산 해골바위 인근 밤샘에서 발원한 만경강은 위봉폭포수 등 여러 지류를 대아호에 모은다. 신천습지 등을 지나 비비낙안에 이르면, 김제를 지나 군산 새만금 하구가 멀지 않다. 만경강 생태걷기여행길은 44㎞, 7개 코스이다.

평평한 동상면 사봉리 마을길을 지나, 백양상사화 등의 호위를 받으며 경사진 임도를 10분 가량 걸어 간 뒤, 밤나무 군락지 인근 V자 계곡의 작은 외나무다리를 건너면 밤샘이 모습을 드러낸다. 나라를 위해 엄청난 공을 세우는 만경강의 가치와 위상에 비해, 어머니 격인 밤샘의 모습은 소박하다. 주변을 돌로 쌓은 것을 제외하면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다.

20㎞의 호변 드라이브코스에서 감상하는 아침 물안개는 드뷔시의 음악이 흐르듯 몽환적이고, 해가 중천에 오르면 기암절벽과 신록이 호수에 드리운다. 룸펜인텔리겐챠 선비들의 강변 살롱, 세심정을 지나 서쪽으로 15㎞쯤 가면 만나는 신천습지는 완주군 용진읍 상운리 회포대교에서 삼례읍 하리 하리교까지 만경강 일대에 형성된 2.4㎞의 하천 습지로 만경강의 허파라고 부른다.

오성한옥마을.

▶인텔리겐챠 살롱 세심정 지나 신천습지= 신천습지에서 소양천까지 합류해 만경강 폭이 넓어지고 완만한 경사에 유속이 급속히 떨어지면서 군데군데 퇴적토사에 의한 하중도(河中島)가 형성된다.

신천습지에는 줄, 갈대, 부들, 연꽃을 비롯한 67종의 식물과 검은물잠자리와 하루살이, 개개비, 물닭 등이 서식하고 있다. 멸종위기종인 가시연꽃, 감소추세종인 통발, 희귀종 자라풀, 수염마름, 왜개연꽃 등이 자생한다. 인공제방 아래 산책로로 가면 더 자세히 관찰한다.

둑방길 안팎으로, 주민과 여행자를 위한 건강 공원, 홍수피해자·참수된 죄인 위령제단이 조성돼 있다. 삼례에서 보는 노을은 만경강 최고의 힐링 풍경이다. 봉동읍에서 삼례읍쪽으로, 붉은 노을을 향해 달린다. 순식간에 해가 떨어진다해도 그 이후의 잔상과 물상의 실루엣이 더 멋지다.

만경강 철교 폐선로에 새마을열차 폐객차로 만든 비비정예술열차카페 동편엔 비비정이 서있다. 16세기 이후 선비들이 비비정에 올라 백사장에 내려앉은 기러기 떼를 바라보며 풍류를 즐긴 것을 ‘비비낙안(飛飛落雁:날아가던 기러기가 쉬어가는 곳)’이라고 했다. 충무공이 백의종군을 한 마지막 길목이었고, 동학농민군이 서울로 진격한 거점이었다.

카페, 수공예품 가게, 갤러리 등으로 꾸며진 비비정예술열차 아래 만경강은 건강하다. 팔뚝만한 물고기들이 인기척이 들리면 열차쪽으로 고개를 내민다. 카페엔 검은색을 칠한 머그컵에 차나 커피를 담는데, 온기가 찻잔에 퍼지면 검은색은 점점 비비정 노을 풍경으로 변한다. 그래서 비비정 예술열차의 노을은 두 개다.

만경강 트레킹길 사이사이, 산자락 매력포인트가 숨어있다. ‘BTS 성지’를 빼고도 대아호에서 멀지 않은 곳에 대부산 수만리 마애석불이 있다. 동광초교 인근 캠핑장에서 출발해 1~2㎞ 걸으면, 민가와 비슷한 모양의 안도암에 도착하고, 여기서 왼편길을 따라 조금만 더 오르면 대부산의 암봉들과 함께 바위에 새겨져 있는 마애석불을 만난다.

높이 10m, 너비 17m 거석을 조각원석으로 삼아 큰바위 얼굴에 시원한 이목구비의 부처님을 새겼다. 옷자락을 양어깨에 걸친 모습까지 섬세하게 표현했다. 가슴이 넓고 무릎이 두꺼워 당당하고 듬직하다. 천 년을 훨씬 넘겼어도 잘 보존됐다.

마애석불 가는 등하산 길엔 수 많은 희귀 식물이 자생한다. 완주 송광사와 영광 불갑사의 상사화 새빨갛지만, 마애석불 가는길과 밤샘 근처 등에 자생하고 있는 백양상사화는 분홍색 혹은 주황색에 가깝다. 주름조개풀, 좁쌀크기의 여귀, 산수국, 박쥐나무, 옥잠화, 쥐꼬리 망초, 며느리배꼽, 사위질빵 등도 자생한다. 사위 지게의 짐이 자꾸 떨어지도록 느슨하게 묶는데 쓰는 사위질빵에는 딸을 사랑하는데 더 힘써달라는 장인의 배려가 숨어있다.

BTS와 인연을 맺은 종남산, 위봉산 속 오성한옥마을은 울창한 산림과 맑은 계곡, 호수를 끼고 있다. 경사진 지형에 입체적으로 지어진 전통한옥들과 토석담장, 골목길이 보기에도 좋고 걷기에도 정겹다. 만경강 트레킹 틈틈이, 산자락의 매력, 대한민국 로컬푸드 1번지 다운 건강 미식이 끼어들면, ‘완주로의 완주’가 꽉 찬다.

함영훈 기자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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