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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자 공포’ 연말 주담대 금리 8% 전망...빚 못갚는 집 늘어난다
美 자이언트 스텝에 은행채 금리 연고점
주담대 대출 금리 다시 7% 넘겨
리먼 사태 이후 첫 8% 예상도
비은행 금융기관서 한계차주 비중 상승폭 더 커
차주단위 DSR 50% 제한에 추가 대출 가능성 희박
서울 시내 한 은행에 붙은 대출 관련 광고. [연합]

[헤럴드경제=박자연·이태형 기자]미국 중앙은행이 또 다시 한꺼번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고 큰 폭의 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23일 다시 7%를 넘겼다. 긴축 흐름이 이대로 이어지면 연말께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주담대 금리가 8%에 닿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부동산 시장의 하락이 동반되는 가운데 이자 부담까지 예고되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로 집을 마련한 이들의 공포가 확대되고 있다.

▶금융채 5년물 11년 6개월만 최고…주담대 7% 찍었다=미국이 세 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한꺼번에 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직후 22일 채권 시장에선 금융채 5년물 금리가 4.679%로 급등하며 거래를 마쳤다. 2011년 3월 8일(4.68%) 이후 약 11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시중은행 고정(혼합)형 주택담보대출 상품에 연동되는 금융채 5년물 금리가 오르면서, 일부 시중은행의 주담대 최고 금리가 다시 7%를 찍었다.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의 5년 고정(혼합)형 주담대 금리 구간은 5.91~7.01%로 나타났다. 다른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 상품 금리도 전날보다 상하단이 모두 올라 이날 기준 4.58~ 6.829%로 집계됐다.

시중은행 주담대 상단이 7%를 넘긴 것은 지난 6월 이후 처음이다. 앞서 시중은행들은 금융당국의 ‘이자장사 ’비판에 자체적인 금리인하, 우대금리 제공을 진행하면서 최고금리가 5~6%대로 내려갔다.

문제는 기준금리 인상이 계속될 시 8%대 주담대 시대 역시 머지 않았다는 점이다. 미 연준이 연말 금리 전망치를 4.4%로, 내년 말 금리 전망치를 4.6%으로 제시하면서, 한국은행도 미국과 금리차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벌리지 않기 위해 더 높은 수준의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들어야 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실제 한은도 미국의 금리 인상 결정 직후, 또다시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지난 금통위 때 ‘연말까지 25bp(1bp=0.01%포인트)씩 점진적 인상’을 포워드 가이던스(사전 예고)로 내밀었던 이창용 총재는 “미 연준의 최종 금리에 대한 시장 기대가 4% 이상으로 상당폭 높아졌다”면서 “최종 기준금리와 관련해 새로운 정보는 금통위원들과 상의해야지만 당초 전제에서 벗어난 물가 등 국내 상황을 고민하겠다”고 언급해 빅스텝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은이 내달 빅스텝을 단행할 경우 고정형 뿐 아니라 변동형 주담대 금리까지 상승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대출금리 3%포인트 오르면 한계차주 20%대로 늘어=금리 인상은 가계경제에 큰 타격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신용평가가 거시환경 변화를 반영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대출금리 3%포인트 상승 시 가계 한계차주 비중은 16.2%에서 21.1%로 늘었다. 한계차주란 3개월 이상 연체한 차주를 말한다.

여기에 정부의 소득 지원이 줄고 물가 상승과 자산가격 하락에 동시에 나타나면 한계차주 비중은 22.5%까지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영업자의 경우 33.0%까지 확대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선영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물가와 금리 상승, 자산가치 하락 등 전반적인 현황을 종합할 때 향후 가계 대출 디레버리징 및 부실여신 증가가 가속화할 것”이라며 “자영업자의 경우 사업상 높은 대출의존도, 비은행 대출로 인한 다중채무부담, 코로나19 타격 업종의 사업소득 저하 등 채무상환부담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thlee@heraldcorp.com
nature6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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