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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 포럼] 부동산가격의 경착륙과 장기지속 가능성

토지, 건축 등의 부동산가격 하락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서울 등의 주요 도시에서 2~3배의 가격이 상승했다. 부동산가격에 맞춰 사람들은 자신의 소득의 몇 배가 되는 대출로 주택을 매입하고, 우리나라에만 있는 전세 세입자를 들이면서 또 전세대출을 사용했다. 따라서 극히 일부 자산이 많은 사람을 제외하고, 많은 사람이 본인 대출과 세입자들의 대출로 집을 샀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러한 와중에 금리가 상승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중고자동차 가격이 먼저 상승하며 물가에 영향을 주었고 우리나라는 주택가격이 먼저 상승했다. 또한 미국은 전국적으로 집값이 상승했지만, 물가통계 속에 포함이 되어 있기 때문에 숫자로 파악이 된다. 따라서 코로나19에 대한 영향을 인식한 미국은 작년 하반기부터 긴축과 금리인상에 대해 준비를 시작했고, 지금 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있지만, 미국의 기준금리를 좇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경우에 대출 등의 금융과 순수출 같은 실물에 금리나 환율의 영향을 통해 영향을 주게 된다.

저금리시대의 부동산가격 상승기에 정부의 정책도 문제가 있었다. 부동산이나 모든 가격변수는 항상 계속 오를 수가 없다. 공급이 발생하면 가격은 하락하고, 그 공급을 일부 사람이 독점하거나 담합하면 가격은 하락하지 않는다. 국민이 원하는 곳에 공급이 있어야 하고, 제도의 변화가 필요했다. 정책으로 주택가격을 잡을 수 있는 부분은 30% 내외로 추산된다. 나머지는 시장원리에 맡겨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전에 가격이 상승했던 이유는 국민이 원하는 곳에 공급도 없었다는 점이다. 작년부터 다른 지역의 주택가격은 상승하고 있을 때 대구나 세종 등에서 공급이 발생했고, 이 지역의 가격은 대폭 하락했다.

지금은 고금리의 시대이고, 장기 저성장 국면에 진입했다. 일부에서 내년 초까지 금리가 오르고 멈추면 주택가격은 다시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문제는 금리상승이 멈추고 일부 하락할 수 있지만, 역시 고금리 시기라는 점이다. 현재처럼 대출을 내서는 이자 감당도 힘든 상황이 될 것이다. 또한 장기 저성장 국면의 주택가격은 하락하기 마련이다. 경기사이클이 우리나라 예전처럼 돌아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즉, 어떠한 큰 변화가 없는 L자형 성장으로 고착화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소득으로만 자산인 주택을 구입하지 못하고 대출을 내더라도 이자감당도 어려워지게 된다. 일부를 제외하고 주택가격 상승을 목적으로 주택을 사줄 사람이 많지 않다는 뜻이 된다. 일부 커뮤니티에서 급매로 싸게 내놓으면 입주를 막는다는 험한 말도 나온다고 한다. 급하게 주택매도를 하는 사람은 동네 부동산에 집을 내놓으면 소문이 돌기 때문에 다른 사이트나 지역에 내놓는 이야기도 들린다. ‘내 재산, 내가 지킨다’는데 왜 못하냐고 할 수 있겠지만, 싸게 매도하는 사람도 이미 오른 가격에서 내 재산을 지키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주택가격의 경착륙이나 연착륙이냐는 공급과 정책에 달려 있고 주택가격 정상화의 과정이다. 이미 연착륙을 시킬 수 있었던 기간도 지났고, 남은 것은 경착륙 정도밖에 없다. 경착륙하더라도 주택가격은 5년 전 수준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5년 전에 10억원인 주택가격이 작년에 20억원이 되었다면 50% 하락하면 10억 원이 된다. 거주를 목적으로 했다면 경착륙하더라도, 5년 전과 가격은 같아지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예전에 이와 비슷한 국가의 사례는 많다. 또한 정부는 주택가격이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경착륙을 억지로 막으려는 정책을 펼칠 필요도 없다. L자형 성장상태에서는 주택가격도 장기지속할 가능성이 높다.

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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