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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짓누르는 고물가·고금리...잿빛 韓경제
짙어지는 R의 그림자
IMF 등 내년 성장 전망 하향
고물가에 금리압력 높아져
“위기 이제 시작...내년 더 어려워”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이 장기화하면서 소비자들의 가처분소득이 줄어들어 국민들의 경제고통이 심화하고 있다. 사진은 최근 서울 시내 백화점의 수입 식품 판매대 모습. [연합]

정부부터 국내외 기관까지 내년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이 일제히 잿빛으로 변하고 있다. 고물가 상황이 당분간 진정되지 않을 수 있고, 이에 금리인상을 멈출 수 없으며, 결국 경기침체 파고가 더 깊어질 것이란 예측이다.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최근 국내외 기관은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2%를 밑돌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지난 18일 ‘2023년 경제·금융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연간 경제 성장률을 올해 2.6%, 내년 1.8%로 각각 전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올해 5.3%(추정)에 이어 내년 3.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기준금리에 대해서는 한국은행이 내년에도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이고, 최종적으로 연 3.75% 수준이 될 것이라고 봤다.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르고, 그 여파가 내년 경기 전반을 짓누를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기관도 마찬가지 시각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1일(현지시간) 10월 세계경제전망(WEO) 발표에서 우리나라 2022년 경제성장률은 2.6%, 2023년은 2.0%로 전망치를 수정했다. 지난 7월 전망치와 비교하면 각각 0.3%포인트 상향, 0.1%포인트 하향한 수치다.

물가상승률을 보면 올해 성장률 전망과 내년이 엇갈린 이유를 파악할 수 있다. IMF는 올해 한국 물가상승률이 5.5%에 달할 것이라고 봤다. 지난 4월 전망(4.0%) 대비 1.5%포인트 높아졌다. 내년 물가상승률 역시 기존 전망(2.5%) 대비 1.3%포인트 오른 3.8%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물가상승률이 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한다는 것은 금리 상방압력도 그만큼 높아진다는 것이다. 수요 측면의 물가압력을 줄이기 위한 조치가 필요한 상태로 올해는 성장률이 비교적 선방할 수 있겠으나, 내년엔 침체 파고가 더 크게 올 수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 소비자물가는 ‘정점(7월, 6.3%)’에서 일부 하락했으나, 여전히 5%대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3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에도 물가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 9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망치를 상회하며 전년 동월 대비 8.2% 올랐다.

이에 IMF는 전세계에 ‘긴축’을 연신 권고하고 있다. IMF는 “실업증가 등을 감수하고서라도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강력하고 일관된 긴축 통화정책을 추진하되 각국 특수성을 감안해야 한다”며 “취약층 선별지원은 지속하되 가격상한 및 보조는 지양하고, 인플레이션 완화를 위해 재정적자 축소와 중기 재정건전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우리나라 정부에서도 희망적인 메시지를 찾기는 어렵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장관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 등 참석차 방문한 미국 워싱턴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성장률을 두고 “정부가 당초(6월) 2.5%로 전망했을 때는 희망적 정책 의지도 넣은 건데 내년 성장 전망은 그보다 훨씬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예산정책처(예정처) 역시 최근 ‘2023년 및 중기 경제전망’을 통해 내년 성장률이 2.1%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전날 “내년 성장률이 기존 전망치(2.1%)를 밑돌 것”이라고 밝혔다.

홍태화 기자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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