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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커머스에서 ‘e’가 없어질 날 얼마남지 않았다” [2023 컨슈머포럼]
정연승 단국대 교수 기조발표
디지털기반 온·오프시너지가 미래
유통5.0은 기술이 변화 주도할 것
경계 없어지고 잠재성장률 저하
유통업 위기에 초경쟁시대 열려
‘헤럴드경제 2023 컨슈머포럼’기조 연설에 나선 정연승 교수가 “코로나19 팬데믹과 4차 산업혁명이 유통환경 변화를 가속화시켰다”며 “경계가 없어진 파괴적 커머스 시대에 신(新) 이커머스는 새로운 형태의 플랫폼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이(e)커머스에서 ‘e’가 없어질 날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경계가 없는 파괴적 커머스 시대에 온·오프라인은 결국 연계돼있고, 디지털 기술을 통해 서로 결합해야 시너지가 납니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한국경영학회 정책위원장·전 유통학회장)는 25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23 헤럴드컨슈머포럼’에서 ‘글로벌 유통 트랜드 변화와 전망’을 주제로 한 기조연설을 통해 “코로나19 팬데믹과 4차 산업혁명은 유통환경 변화를 가속화시켰다”며 “경계가 없어진 파괴적 커머스 시대에 본격적인 엔데믹을 맞아 신(新) 이커머스는 새로운 형태의 플랫폼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현 상황에 대해 “최근 금리인상, 인플레이션,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유통업도 어려운 시기”라며 “인구감소 및 잠재성장률 저하는 구매력 저하로 이어지고, 오프라인에게는 계속된 위기, 온라인에는 초경쟁 시대의 어려움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온라인이 그간 급성장해왔지만, 올해 온라인 침투율이 37.6%로 더 이상 올라가기 쉽지 않고, 앞으로 정체되면서 시장의 구조조정을 가져와 업체 간 우열이 가려지고 선두가 고착화되는 등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정 교수는 “유통 4.0이 플랫폼 중심이라면, 5.0은 더 기술 중심으로 시장으로 변화할 것”이라며 “코로나를 겪으면서 온라인은 편리하고, 오프라인만큼 가치를 얻을 수 있는 곳이 됐고, 오프라인은 부진했지만 온라인이 줄 수 없는 장점이 재조명되기 시작하면서 온·오프라인이 각자 영역에서 차별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비대면 트렌드가 확산, 언택트가 뉴노멀로 자리잡으면서 기업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됐다. 기술을 통해 메타버스, 가상인간, 라이브커머스, 보이스 커머스 등 새로운 커머스 형태는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정 교수는 “메타버스를 통해 소비자는 몰입감이 커지고 직접적 체험을 통해 편리하게 이커머스 구매를 하게 된다”며 “한국 라이브커머스의 미래는 디지털 중심으로 가는 네이버가 잘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브커머스의 가장 큰 단점으로는 낮은 구매전환율이 꼽히지만, 본 커머스와 병행될 때 시너지가 큰 측면이 있다.

이어 그는 “쿠팡이 1위 사업자로서 지위를 더욱 강화하고, B2C에서 지배적 사업자가 됐다면 네이버는 국내가 아닌 글로벌 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이번 미국 포쉬마크 인수처럼 C2C 업체 쪽으로 나가고 있어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일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커머스의 핵심으로 꼽은 것은 풀필먼트다. 정 교수는 “고객 집 바로 앞까지 가는 라스트마일이 핵심으로, 지금 경쟁구도에서는 속도와 효율성이 중요한데 쿠팡처럼 자체 물류 인프라를 확대하는 전략이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팬데믹을 거치면서 오프라인의 강점도 부각됐다. 정 교수는 “기성세대보다 MZ세대에서 더욱 코로나 이후 오프라인을 갈구하는 성향이 나타났다”며 “온라인은 내가 좋아하는 것을 잘 알고 유도해가지만, 오프라인은 의외성이 있고 좀 더 본능적인 것을 채워줄 수 있는 공간”이라고 분석했다. 일례로 나이키나 애플은 브랜드 체험을 중시하는 플래그십 스토어로 고객 호응을 얻고, 온라인 브랜드도 고객 접점 확대를 위해 진출한다.

정 교수는 “파괴적 커머스 시대는 온·오프라인 경계도 없고, 유통과 제조업 경계도 없는데 그 핵심 키워드는 기술”이라며 “결국 기술이 이런 경계를 흐트러트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디지털전환(DT)이 가속화되면서, 월마트 사례처럼 기존 오프라인 매장도 진일보한 형태를 보이고 있다.

정 교수는 파괴적 커머스 시대를 대응하기 위한 5가지 전략으로 먼저, 서비스형 유통(Retail as a Service)을 위해 ▷매장과 전시를 통한 브랜드 및 제품 경험의 체계적 제공역량 강화 ▷옴니채널 고도화와 디지털스마트 점포로 오프라인 차별화 전략 개발 ▷빅데이터와 AI활용한 초개인화 핵심영략 장착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제조사의 D2C(소비자직접구매) 판매역량 강화, 유통사의 유통·제조 협업 통한 신제조역량 ▷MZ세대의 미디어 이용행태 변화에 주목하고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꼽았다.

정 교수는 “매장을 통해서 제품, 경험을 극대화하는 것으로 매장에서 물건을 보고 주문은 온라인으로 하는 시대”라며 “향후 중요한 것은 마켓 셰어(Market Share)가 아니라 마인드 셰어(Mind Share)다”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온·오프라인이 연계해 시너지를 내야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앞으로 이커머스가 아니라, 전부 커머스로 불러야 할 시기가 올 것이고 지금처럼 온·오프라인을 구분해 통계를 내는 것도 의미가 없어질 것”이라며 “만약 백화점이 메타버스를 운영한다면 실제 백화점 매장은 체험, 경험하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이에 대해 새로운 연구와 시도를 하는 것이 유통업체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리테일미디어도 하나의 서비스로 눈여겨볼 것을 주문했다. 정 교수는 “플랫폼 커머스에서 미디어 회사로 굉장히 많이 들어왔는데 유통기업은 아직 수동적”이라며 “아마존이 세계 3위 규모의 디지털 광고회사인 것처럼, 유통회사의 채널은 광고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D2C의 경우 나이키 성공 사례처럼 유통은 앞으로 더 D2C 역량을 강화, 제조에서 물류, 유통까지 하나가 되고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제조에서 반영하게 될 것”이라며 “명품들도 온라인 마케팅에 나선 시대로 기존에 잘하던 것을 내려놓고 새로운 트렌드에 잘 적응해야 성장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오연주 기자

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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