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이태원 참사] 사라진 핼러윈 흔적…놀이공원·백화점·편의점, 행사 전면 중단
3년만의 대목 기대에도 사고 후 행사 취소
중장비 동원해 큰 규모 조형물도 정리 중
거리에도 핼러윈 코스튬 입은 사람들 없어
10월 31일 오전 서울광장에 설치된 이태원 참사 합동 분향소 인근을 사람들이 지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10월 30일 오후 8시 이마트 서울 용산점 지하 2층, ‘좀비타운’을 콘셉트로 한 체험형 공간이 철거됐다. 으스스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소품과 인형도 사라졌다. 앞서 오후 4시 여의도 더현대서울에서도 미처 손을 대기 어려운 핼러윈 고정 패널만 남았을 뿐, 인형과 장식이 모두 사라졌다.

그동안 유통·호텔·외식업계는 핼러윈 시즌을 ‘제2의 추석’으로 판단할 만큼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하며 판을 키웠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 엔데믹 이후 처음 맞는 핼러윈이었기 때문에 관련 상품 출시는 물론 행사도 줄을 이었다. 하지만 이태원 참사로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하자 깊은 애도를 표하며 서둘러 행사를 취소하거나 상품을 거두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하게 준비된 핼러윈 시즌이 그 어떤 때보다 서둘러 사라진 것이다.

31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경기 용인에버랜드와 서울 롯데월드가 지난 30일 오전부터 핼러윈 행사를 전면 중단했다. 에버랜드는 80일간 핼러윈 축제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결국 행사를 전면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롯데월드도 국가애도기간 선포에 따라 핼러윈 행사를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해골·마녀·호박 등 핼러윈을 연상할 수 있는 캐릭터가 등장하는 퍼레이드부터 공연까지 모든 프로그램이 진행되지 않는다.

롯데그룹은 롯데백화점·롯데마트에서 진행하던 프로모션을 전면 중단했다. 핼러윈 관련 포스터나 이미지를 전부 제거했다. 신세계그룹도 스타벅스를 비롯해 이마트·백화점·아웃렛·온라인몰에서 핼러윈 관련 행사를 전면 취소했다. 점포 내 핼러윈 행사 안내고지물을 제거하고 행사도 철수했다. 특히 신세계그룹은 31일 자정부터 진행 예정이던 대형 ‘쓱데이’ 행사도 전면 취소하기로 했다. 핼러윈과는 무관한 대형 할인행사이지만 국가애도기간에 정상적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CU, GS25 등 편의점업계도 핼러윈 관련 프로모션을 중단했다. CU는 핼러윈 코스튬과 파티용품 등을 무료 배송하는 기획전을 중단했다. GS25는 잠실주경기장 핼러윈 EDM 축제에 설치된 부스를 철수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장비가 필요한 큰 규모의 조형물은 정리를 하는 데에 시간이 조금 더 걸릴 예정”이라면서 “그 외에 모든 핼러윈 관련 프로모션은 중단됐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상반기부터 전사적으로 준비해온 기획이었지만 국가애도기간에 맞게 전면 취소하기로 했다”고 했다.

유통업계뿐 아니라 거리에서도 핼러윈과 관련된 조형물을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 30일 오후 서울 명동, 서울역, 여의도 등 주요 상권에서는 핼러윈 장식물들을 보기 어려웠다. 물론 주말을 맞아 쇼핑인파가 줄을 잇긴 했지만 핼러윈 코스튬을 입거나 관련 액세서리를 착용한 사람들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일부 커플고객은 올블랙 패션을 입는 등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애도하기도 했다.

dsu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