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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동산서 빠진 돈 예금으로” 10억원 넘는 고액 정기예금, 5만좌 돌파
여윳돈 예금으로…저축성예금 10% 쑥
억단위 예금도 나란히 증가세
서울 시중은행 내 한 기업금융 창구[사진/박자연 기자]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증시 부진과 부동산 시장 하락세가 겹치면서 시중의 뭉칫돈이 은행 예금으로 몰리고 있다. 특히 10억원이 넘는 고액 정기예금은 사상 처음으로 5만좌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10억원 초과 정기예금은 지난해 상반기 4만2000좌에서 올 상반기 기준 5만좌로 증가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적으로 단행되면서 고액 정기예금 좌수가 1년새 8000좌나 늘어난 셈이다. 고액 정기예금 좌수가 5만좌를 넘어선 것은 한은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처음이다.

이에 따라 10억원 초과 정기예금 잔액도 528조9780억원으로 1년 전(477조4350억원)보다 51조5430억원이 불어났다.

억 단위 정기예금도 크게 늘어난 모양새다. 금리인상이 계속되며 정기예금 금리 매력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은 기준금리는 이달 3%대 도달해 실제 일부 저축은행의 경우 6%대 정기예금 상품까지 나온 상황이다.

1억 초과~5억원 이하 정기예금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12조4140억원(5만2000좌) 늘어 91조6780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5억 초과~10억원 이하 정기예금은 6조5740억원(8000좌) 증가해 36조8180억원이 됐다.

1억원 이하 정기예금도 1년 사이 크게 늘며 여윳돈이 생기면 정기예금으로 묶어두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1억원 이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해 상반기 155조4220억원이었다가 지난해 말 154조3950억원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올 상반기에는 168조7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같은 정기예금 증가 속도는 6월 말 이후 더 가팔라지고 있다. 지난달 27일 기준 4대 은행(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의 10억원 초가 거액 정기예금의 계좌수는 3만4053개로 지난 6월 말 (2만7655계좌)에 비해 6398계좌나 늘었다. 잔액 역시 불과 4개월 만에 47조원(316조3000억원→363조3000원) 불어났다.

정기예금과 기업 자유예금, 저축예금 등을 포함한 저축성예금도 10억원 초과 고액계좌가 급증해 9만좌를 넘어섰다. 저축성예금 고액계좌는 올해 상반기까지 1년새 1만좌가 늘어 9만4000좌가 됐다.

잔액 역시 787조915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1년 전(716조2350억원)과 비교하면 71조6800억원(10%)이 불어났다.

저축성 고액예금이 증가한 데는 기업의 역할이 적지 않다. 실제 고액 예금의 80% 이상은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들은 대내외적 불확실성에 경기둔화 조짐까지 나타나면서 적극적인 투자보다는 현금을 쌓아두는 것을 택하고 있다. 다만 언제든 입출금이 가능한 기업자유예금 증가 폭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볼 때, 기업들 역시 일정 예치 기간을 두고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받으려는 상황인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자유예금은 1년 사이 214조5970억원에서 2373960억원으로 22조7990억원 증가했다.

내년까지 금리인상 시그널이 계속 나오면서 이같은 고액 예금 증가세는 심화될 가능성 높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인상이 큰 폭으로 계속되면서 창구에서도 고이율로 예금을 갈아타는 경향이 심화되고 있으며 연금상품도 투자보다는 예금으로 리밸런싱이 계속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10억원 미만 저축성예금도 증가 추세다. 지난 1년간 1억 초과~5억원 이하 저축성예금 잔액은 200조3410억원으로 12조8510억원 늘었고, 5억 초과~10억원 이하 저축성예금 잔액은 65조7570억원에서 72조6440억원으로 6조8870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1억원 이하 저축성예금은 474조7060억원에서 496조1160억원으로 늘어 500조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nature6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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