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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상자산 ‘깜깜이 유통’ 속수무책…대책없는 거래소들
위믹스 유통량 대규모 오류에
위메이드 자율공시 강화 약속
업계 “보고의무 부재 맹점 절감”
공시의무화 등 해결방안 안내놔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위메이드가 발행한 위믹스 토큰(Wemix Token)의 유통물량 논란이 가상자산거래 생태계에 새로운 숙제로 부상하고 있다. 가상자산거래소에서는 토큰 발행자가 보유 물량을 시장에 쏟아내 가격 하락을 유발하더라도 투자자들이 이를 즉각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에서는 대주주나 회사가 보유 물량이나 자사주를 시장에 내다 팔 때 이를 거래소와 금융감독원에 신고를 해야 한다. 위메이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자발적인 정보공개를 강화할 방침이지만, 가상자산거래소들은 별다른 제도적 해결책 마련에는 신중한 모습이다.

위메이드는 올해 반기보고서에서 위믹스 총 발행량 10억개 중 7억9287만개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6월말 기준 유통물량은 2억700만개 가량이다. 위메이드가 위믹스를 내놓으면서 자체 공시했던 유통량 계획서를 봐도 9월 말 유통량은 2억 3621만개여야 한다. 하지만 코인마켓캡의 위믹스 유통량은 기존에 공시된 유통량보다 약 8216만개나 많다. 이 때문에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 소속 4대 거래소는 최근 위믹스를 투자유의 종목으로 지정됐다.

최근 위메이드 실적은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상반기 이미 영업현금흐름 순유출이 발생했고 3분기까지 순손실은 1000억원이 넘고 있다. 자본보다 부채가 더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위믹스 토큰을 발행하면 우선 회계상 계약자 부채로 처리된다. 하지만 토큰이 시장에 풀리면 수익으로 바뀐다. 위메이드가 위믹스 토큰을 시장에 팔 때는 USDT로 바꾸게 된다. 이후 USDT를 팔면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 위메이드가 현금이 필요하면 위믹스 토큰을 시장에 내놓을 수도 있는 셈이다.

문제는 위메이드의 위믹스 토큰 보유 현황 변화가 제때 투자자들에게 알려지지 않는 데 있다. 분기보고서에만 이를 명기하면 최대 5개월 가량 ‘깜깜이’ 상태가 될 수 있다. 이번이 유통량 변화도 10월에 이뤄졌지만 이를 확인하려면 내년 3월 정기주총 전까지 공시되는 감사보고서를 봐야 한다.

한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계획했던 유통량과 실제 유통량이 수천~수만개 정도 차이나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위믹스의 경우 그 차이가 너무 크다"면서 "가상자산 특성상 적시 보고 의무가 사실상 없다는 맹점을 업계에서도 절감한 사례"라고 말했다.

위메이드는 “거래 예치돼 있는 물량은 시장에 유통되는 것이 아니므로 유통량 산정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초반에는 해당 물량 만큼의 예상유통량과 차이가 있다고 인지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위믹스 재단은 앞으로 시장에 유통량을 늘리는 모든 행위에 대해 모든 커뮤니티 채널 및 거래소에 실행 전, 계약 체결 직후에 모두 공시할 방침이다. 또 부실한 유통량 고지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보유한 모든 물량을 제3자 수탁(커스터디)업체에 수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거래소와 공유하는 기간별 위믹스 예상 유통량도 정기적으로 점검해 현황과 차이가 있는지 살핀다. 또 계획 변경이 필요한 경우 계획 변경의 명확한 사유와 변경되는 물량을 미리 설명해 예측 가능성을 높일 방침이다.

한편 업비트·빗썸·코빗·코인원 등 4대 거래소들은 유통물량 변화 등 주요한 사안 공시를 회원규약 등의 형태로 의무화할 지에 대해서는 그 어떤 입장도 내놓지 못하는 모습이다. 가상자산거래소가 회원규약 등을 강화할 경우 거래 위축 등으로 수익이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youkno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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