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월 누적 무역적자 356억달러, 66년만에 최대
“긴장감 갖고 가용한 모든 수단 동원…수출활력 제고”
[연합] |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高)’ 경제위기로 경기가 전반적으로 위축되는 상황에서 우리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던 수출이 24개월만에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특히 무역수지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이후 25년 만에 7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올해 누적액이 360억달러(한화 52조2760억원 가량)에 달했다. 이는 무역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56년 이래 66년 만에 최대치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점은 우리 수출의 양축인 반도체와 대(對)중국 시장 부진으로 향후 전망이 어둡다는 것이다. 지난달 반도체와 대중 수출은 전년 동월대비 15%이상 감소했다. 여기에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고 원자재 수입 비용도 증가하면서 수출을 둘러싼 암운이 좀처럼 사라질 기미가 안 보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관련기사 19면
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에 따르면 10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5.7% 감소한 524억8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로써 수출은 2020년 10월에 전년 대비 3.9% 감소한 이후 2년 만에 감소를 기록했다. 지난 5월 전년 동월 대비 21.4% 증가했던 수출 증가율은 6월 5.3%로 뚝 떨어진 데 이어 7월(9.2%)과 8월(6.6%),9월(2.8%) 등으로 한자릿 수를 유지하다 결국 마이너스가 됐다.
이는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약세 영향 등으로 주력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작년 동월 대비 무려 17.4%나 감소한 영향이 컸다. 석유화학도 25.5% 감소해 타격을 입었다. 지역별 수출은 중국(-15.7%)과 일본(-13.1%), 아세안(-5.8%) 등에서 감소했다. 우리 전체 수출의 25%가량을 차지하는 중국으로의 수출액은 다섯달 연속 감소세다.
수입은 9.9% 늘어난 591억8000만달러로 집계됐다. 3대 에너지원인 원유·가스·석탄의 수입액이 전년(109억3000만달러) 대비 46억달러나 증가한 155억3000만달러로 수입 증가세를 주도했다.
이로써 무역수지는 67억달러(약 9조6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지난 4월부터 7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7개월 이상 연속 적자는 1995년 1∼5월 이후 없었다. 대중 무역수지는 지난 5∼8월 한중 수교 이후 처음으로 4개월 연속 적자를 보이다가 9월에 흑자로 돌아섰다가 다시 지난달 적자로 전환됐다.
올해 1~10월 누적 무역적자는 355억8500만달러로 관련 통계작성 이후 최대치다. 현재로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132억6700만달러) 이후 14년 만에 연간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정부는 무역적자 지속, 10월 수출 감소 등 최근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면서 “긴장감을 갖고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수출활력 제고를 총력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osky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