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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4연속 자이언트 스텝에...다시 높아진 한은 ‘더블 빅스텝’ 전망
한미간 금리차 1%포인트
미, 최종금리 5% 근접 예상
한은, 11월 금통위 0.50%p가능성도

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준은 이날 사상 초유의 4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인상)을 단행하면서도 향후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의 여지를 열어놨다. 그러나 다소 매파적 발언을 이어가면서 씨티는 내년 미국 정책금리가 최대 5.5%에 달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연합]

[헤럴드경제=성연진·박자연 기자] 미국이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이기지 못하고 네 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으면서, 한국은행도 24일 금리 인상이 사실상 확정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2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를 3.75~4.00%로 0.75%포인트 올렸다. 이로써 한국(3.00%)과의 정책금리 상단은 3년만에 1%포인트 벌어지게 됐다. 1%포인트 차이는 3년만이다.

11월 한은 베이비스텝 시, 연말 한미 금리차 최대 1.50% 벌어질 수

문제는 다음달이다. 한은은 24일로 올해 통화정책방향회의를 마무리하지만, 미국은 다음달에도 FOMC가 열린다. 시장에선 미국이 다음달에도 0.50%포인트~0.75%포인트 정책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은으로선 기준금리 인상 폭 확대 압박을 받는 대목이다. 24일 한은이 베이비 스텝(0.25%포인트 인상)으로 대응시, 연말까지 한미간 정책금리 격차는 최소 1.25%포인트(연준 빅 스텝 시)에서 최대 1.50%포인트(연준 자이언트 스텝 시)까지 벌어질 수 있다. 이는 지금까지 미국의 정책금리 역전 시 최대 차(1.50%포인트, 2000년 5∼10월)이기도 하다.

한은이 이달 빅 스텝에 나서도 미국보다 금리가 1.0%에서 1.25%포인트까지 차이가 벌어질 수 있다.

금리는 사실상 각 통화의 수익률과 다름 없어, 금리차가 벌어지면 달러 수요가 늘고 원화 수요가 준다.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우려가 커지고 원화 가치 하락에 따른 환율 상승으로 물가마저 밀어올릴 수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수차례 “한은은 정부로부터 독립적이지만, 미 연준으로부턴 독립적이지 않다”고 밝힌 것도, 이를 내포한 것으로 해석한다.

한은이 11월 사상 첫 연속 빅스텝에 나설 가능성이 다시 고개를 드는 이유다.

한은 “내년1분기까지 물가 5%대 상승” 금리 인상 늦출 수 없다

무엇보다 통화정책 목표가 ‘물가안정’임을 감안하면 긴축 흐름이 돌려지기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2일 “내년 1분기까지 5%대 물가상승률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외식 등 개인서비스 물가는 당분간 6%대 상승률을 보일 것이라고도 전했다.

이창용 총재가 “물가상승률이 5%가 넘으면 여러 고통이 있더라도 금리 인상을 통해 물가를 잡아야 한다”고 밝힌 것을 감안하면, 한은이 내년 1분기까지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도 금리 인상 기조는 더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준은 이달 새 점도표(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수준 전망을 표시한 도표)를 공개하진 않았다. 그러나 이날 제롬 파월 의장이 “과소긴축(under-tighten)으로 인플레이션을 통제불능으로 만드는 것보다 과대긴축(overtighten)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씨티는 미국 최종금리가 5.5%까지 오를 수 있다고 봤다. 씨티는 연준이 12월 0.50%포인트, 내년 2월 0.50%포인트 3월 0.25%포인트, 5월 0.25%포인트 인상해 최종금리가 5.25~5.5%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대로라면 한은도 내년 1분기가 아닌 상반기까지도 인상 흐름을 쫓아갈 수 밖에 없다.

금리인상에도 버티고 있는 민간소비도 한은의 금리 인상에 따른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풀이된다. 3분기 국내총생산(GDP)성장률에서 민간소비 기여도는 0.9%포인트로, 구성 항목 중 가장 높았다.

다만 외환위기 이후 사상 최대 수준인 무역적자와 경제 성장 둔화 흐름 등은 한은이 또다시 빅스텝으로 금리 인상 폭을 확대하기를 주저하는 요소다. 3분기 우리 경제는 0.3%성장하며 선방했지만, 4분기 역성장 우려마저 더해지고 있다. 소비도 이태원 참사 등으로 꺾일 가능성이 더해진다. 경제기관들은 내년 한국경제가 1%대 성장으로 잠재성장률(2.0%)를 하회할 것으로 보고있다.

yjsung@heraldcorp.com
nature6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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