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암·위암 임상 1상에 탈모치료제 전임상도
‘Wnt’라는 당단백질 연구에 10여년 집중해 온 JW중외제약이 그 활용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항암제와 탈모치료제가 우선 개발되고 있는데, 개발 시 Wnt 관련 세계 첫 신약이 될 전망이다.
Wnt는 선충, 초파리부터 포유동물에 이르기까지 모든 동물의 체내에서 존재하는 당단백질. 신호를 전달해 몸의 형태나 패턴을 만들수 있도록 한다. 세포의 증식 또는 분화, 동물의 각 기관 발생 및 형태 형성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는 게 지난 40년 동안의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이 Wnt 신호전달 경로를 저해하면 여러 조직 내 암세포의 형성과 증식, 전이가 억제된다. 반대로, Wnt경로를 활성화시키면 줄기세포 촉진과 세포증식 유도를 통해 조직이 재생된다. 즉, 억제하면 항암제, 활성화하면 재생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것.
하지만 아직 Wnt경로를 조절해 만들어진 신약은 없다. 그만큼 신호전달 경로를 조절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는 것이다.
JW중외는 Wnt 신호전달 조절을 통해 현재 항암제와 탈모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CWP291'이라는 프로젝트로 개발 중인 혈액암, 위암치료 후보물질은 현재 글로벌 임상 1상이 진행되고 있다.
반면 경로를 활성화시켜 개발한 'JW0061'이라는 탈모치료제는 전임상 단계다. 특히 이달 중순 열리는 일본 'Wnt 2022' 학회에서 JW0061의 전임상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국제 Wnt학회에서 신약 후보물질의 연구 결과를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찬희 JW그룹 최고기술책임자(CTO)는 “Wnt시그널은 생물학 관점에서 봤을 때 재생·항암·면역과 관련한 수많은 질환에 영향을 주는 대표적인 신호전달 체계”라고 말했다.
JW중외는 Wnt경로를 조절하는 플랫폼 'JWELRY'를 통해 또 다른 신약의 연구도 진행 중이다.
이처럼 JW중외가 신약개발에 집중할 수 있는 건 회사의 전폭적인 R&D 지원 덕분. 2018년 344억원에 불과하던 연구개발비는 2020년 500억원을 넘기고 올해 850억원이 예상된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도 2018년 6.4%에서 올해 13%로 2배 정도 늘었다.
JW중외 관계자는 “Wnt경로를 적절히 조절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면 다양한 신약개발을 할 수 있는 열쇠를 쥐게 된다. Wnt를 활용한 다양한 신약개발에 매진할 것”이라 말했다.
손인규 기자
iks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