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전, 결제 수수료 무료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 지난달 미국 여행을 다녀온 직장인 김모(30)씨는 출국 전 달러 환전을 최소화했다. 원/달러 환율이 날마다 크게 등락해 좀처럼 환전 시기를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외화선불카드를 가져가서 필요할 때마다 소액으로 환전(충전)했고, 환율이 좀 떨어진 날에는 평소보다 많은 금액을 충전했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 1400원 시대가 고착화되면서, 외환 전문 핀테크사 트래블월렛이 내놓은 ‘트래블페이카드’가 고환율 시대 여행 '필수템'으로 떠오르고 있다. 트래블월렛은 박은영 전 KBS 아나운서 남편인 김형우 씨가 대표로 재직하고 있는 회사로 사업 초기부터 관심을 받았다.
트래블월렛이 지난해 2월 내놓은 트레블페이카드는 외화를 선불 충전해두고 일종의 체크카드처럼 사용하는 시스템이다. 미리 등록한 은행에서 필요한 금액을 충전하면 당일 고시환율로 환전이 가능하다. 카드는 잔액을 포함해 원화 180만원 한도 내에서 충전할 수 있다.
트래블페이카드는 현재 15개 외화로 서비스되고 있다. 달러, 유로, 엔화는 환전수수료가 없다. 그 외 통화도 0.5% 이하의 낮은 환전수수료가 적용된다. 따라서 외화가 남았을 경우에도 환급이 편리하다. 해외 결제시 발생하는 수수료는 모두 무료다.
특히 주요 외화에 환전 수수료가 없다는 게 두드러지는 장점 중 하나다. 이로 인해 환 변동성이 큰 시기, 단순 해외 사용 뿐만 아니라 '환테크' 용도로 사용하는 이들도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의 일평균 변동률은 1분기 0.35%, 2분기 0.46%, 3분기 0.49%로 지속 상승 중이다.
해외 여행객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면서 해당 카드 발급은 급증하고 있다. 트래블페이카드는 올 1분기 2.5만, 2분기 5.5만, 3분기 15.5만개 발급된 것으로 집계됐다. 출시 이후 35만장(누적)이 나갔는데 이중 67%가 올해 발급됐다.
트래블월렛 관계자는 “3분기 들어 발급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결제 건수와 금액은 발급 수 폭보다 크게 증가했다”며 “환율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고객들이 그에 대한 해결 방법으로 서비스를 많이 찾고 있는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해외 가맹점의 경우 선불충전식 카드의 결제를 막아둬, 현지에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트래블월렛 측은 비자와 협업을 통해 해결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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