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보단 코로나에 따른 구매환경변화가 요인
현대차 포터 일렉트릭[현대차 제공] |
[헤럴드경제] ‘자영업자의 발’로 불리는 상용차 인기가 올해 말까지 이어지고 있다. 상용차 대표모델인 포터와 봉고는 코로나 사태 이후 급성장한 배달 시장과 차박(차+숙박) 열풍에 힘입어 올해 승용차를 누르고 현대차그룹 판매순위 1∼2위를 노리고 있다.
6일 현대차·기아[000270]의 실적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005380] 포터는 지난달 국내에서 총 9020대가 팔려 현대차 중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포터는 지난해에도 국내 시장에서 총 9만2218대가 팔리며 현대차와 기아를 합산한 통합 판매량 순위에서 베스트셀링카에 올랐다.
기아 봉고Ⅲ도 지난달 판매량 5872대를 기록하며 기아 모든 모델을 통틀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렸다.
포터와 봉고Ⅲ는 지난달 현대차·기아의 국내 합산 판매순위에서도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다.
또 올해 1∼10월 판매량에서도 각각 7만6149대, 5만4772대로 현대차그룹 판매순위 1, 3위를 각각 달리고 있다. 연말까지 남은 두 달간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 경우 올해 두 차종은 지난해 판매량(9만2218대, 5만9729대)을 뛰어넘을 것이 유력하다.
특히 봉고Ⅲ는 1∼10월 판매순위 2위인 기아 쏘렌토(5만4853대)와의 차이가 81대에 불과해 역전할 가능성도 있다.
이럴 경우 연간 판매량에서 상용차가 판매순위 1, 2위를 오르게 되는데 이는 현대차그룹 사상 처음이 된다.
포터·봉고의 인기 요인은 복합적이다. 경기가 불황일수록 생계형 자영업자가 늘어나 포터 판매량이 증가한다는 ‘포터지수’란 말이 있지만, 최근의 인기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 업계의 전반적 평가다.
먼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가격이나 출고 시기, 대체 모델에 민감한 승용 모델이 판매량에 영향을 받는 동안 수요가 꾸준한 상용모델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아울러 코로나로 급성장한 배달 시장을 겨냥해 소형 트럭을 찾는 자영업자가 늘고, 차박 인기에 상용차를 캠핑카로 개조하는 인구가 많아진 것도 판매량 증가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전기차 보급정책에 따라 포터 일렉트릭과 봉고Ⅲ EV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판매량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까지는 1.5t(톤) 미만 전기 화물차를 살 경우 신규 영업용 번호판을 무상으로 장착해주는 정부 정책이 판매량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관련 정책이 올해 3월로 일몰됐는데도 여전히 포터와 봉고의 인기는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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