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안티노리 셀러 전경. [아영FBC 제공] |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수퍼 투스칸(Super Tuscan)’은 이탈리아 와인 등급 체계인 DOC 규정에 맞지는 않지만 최고의 맛을 내는 토스카나 지역 와인을 말한다. 이탈리아가 와인을 유럽에 전파한 나라임에도 ‘와인 종주국’ 지위는 프랑스에 내주자 이탈리아 와인 가문들이 1970년 전후로 잃어버린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만든 와인이 바로 수퍼 투스칸이다.
이탈리아 안티노리 가문은 ‘이탈리아 와인의 심장’이라고 불릴 정도로 7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와인 메이커였지만, 전통만을 고집하지는 않았다. 특히 25대 피에로 안티노리 후작은 토스카나 지역 고유 포도 품종인 산지오베제 대신 카베르네 쇼비뇽을 도입, 이탈리아 전통방식이 아닌 새로운 양조방식으로 수퍼 투스칸인 ‘티냐넬로’와 ‘솔라이아’ 등을 만들었다.
안티노리 후작의 이름을 딴 와인 ‘마르케제 안티노리(Marchese Antinori)’는 수퍼 투스칸은 아니다. 키안티 클라시코 지역에서 생산한 산지오베제로 만들어 최소 27개월 이상 숙성한 리제르바급 와인이다. 안티노리 후작은 이탈리아 와인의 자존심 회복을 위해 슈퍼 투스칸을 만들긴 했지만, 가문의 근간인 키안티 클라시코 지역과 산지오베제에 대한 사랑을 져버린 적은 없었다. 자신의 이름을 수퍼 투스칸이 아니라 키안티 클라시코에 붙인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마르케제 안티노리 키안티 클레시코 리제르바. [아영FBC 제공] |
안티노리 후작은 세계 유명와인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이탈리아 와인을 내놓겠다는 의지 하나로, 이탈리아 와인산업의 근대화와 고급화를 이끌었다. 특히 토스카나의 자존심인 산지오베제에 대한 품종 개발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덕분에 지금은 산지오베제가 피노누아와 같은 고급 품종으로 인정받고 있다.
마르케제 안티노리의 첫인상은 강렬한 루비 레드의 색감이다. 잘 익은 과일, 블랙 베리, 자두, 체리의 향이 은은하게 피어 오른다. 입안에서 느껴지는 적당한 느낌의 탄닌과 입안을 가득 메우는 구조감은 안티노리의 진가를 느낄 수 있게 한다. 프랑스산과 헝가리산 오크통에서 12개월간 숙성했고, 다시 12개월 병 숙성시켜 내놓는다. 다른 이탈리아 와인처럼 육류, 파스타. 스테이크, 한식, 치즈 등과 잘 어울린다.
김민주 롯데마트 보틀벙커 와인MD(상품담당자)는 “‘잘익은 과일향과 부드러운 탄닌이 벨런스를 잘 이루는 와인”이라며 “안티노리가 이탈리아 와인의 상징이라 불리는 이유를 표현해 주는 와인이다”이라고 평가했다.
[도움말=아영F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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