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잔액도 3년새 231조원 증가
오는 24일 빅스텝 땐 고통 가중
중소기업 대출금리가 9년 만에 최고점을 기록하는 등 이자 부담이 가중되며 자금 경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이달 말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까지 예상되면서 한계기업뿐만 아니라 흑자기업도 자금줄이 막혀 도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7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9월 예금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4.87%로 2014년 1월(4.88%) 이후 8년 8개월 만에 최고점을 찍었다.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코로나 사태 초기인 2020년 3월 3.13%에서 하락세를 보여 같은 해 10월에는 2.81%까지 내려갔다. 그러나 이후 상승세로 돌아섰으며, 특히 올해 6월부터는 금리 상승 폭이 가팔랐다.
상승 폭은 5월 0.12%포인트에서 6월 0.27%포인트로 커졌다. 7월에는 0.3%포인트, 8월 0.29%포인트, 9월에는 0.22%포인트 상승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달 12일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3.00%로 올린 것을 고려하면, 10월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5% 선을 웃돌 전망이다. 또 올 9월 중소기업 대출 중 금리가 5% 이상인 비중은 40.6%에 달해 지난해 동기(3.1%) 대비 약 13배 증가했다. 4% 이상~5% 미만 구간이 42.1%로 가장 많지만, 전년 동기(7.3%)와 비교해 5.8배 높게 나타났다. 금리가 3% 미만인 대출 비중은 지난해 9월 56.5%에서 올해 9월 4.7%로 급감했다.
이자 부담과 함께 중소기업 대출도 불어나 중소기업의 고통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지난 9월 말 기준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948조2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75조2000억원 늘었다. 코로나 사태 이전인 2019년 말과 비교하면 231조5000억원 증가했다.
최근 레고랜드 사태와 금융권의 신용경색 등으로 대기업도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중소기업의 사정은 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실제 9월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4.87%로 대기업(4.38%)보다 0.49%포인트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금융 비용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3.75~4.0%)는 한국 기준금리(3.0%)를 웃돌고 있다. 이에 금리 간격을 좁히기 위한 빅스텝이 이뤄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현재 정부는 고공행진하는 물가 탓에 대규모 유동성을 풀기도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이에 자금 경색이 심화되며, 흑자 기업까지 자금을 조달하지 못해 도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선방하고 있는 중소기업이 흑자 도산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중소기업 투자에 대한 세제 지원이나 규제 완화를 검토하는 등 중소기업의 금리 부담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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