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대외 리스크 요인 확대 여파로 단기자금시장에서 자금조달 문제가 발생한 점과 관련,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소홀히 한 금융기관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우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원장은 7일 진행된 외신기자 오찬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통해 "최근 단기자금시장에서 자금조달 애로가 있었지만, 금융시스템 전반의 유동성 문제는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는 정책당국이 일시적 어려움을 겪는 증권사 등 특정 부문에 한정해 선별적으로 유동성을 지원하고, 한시적 시장안정조치를 통해 은행을 중심으로 금융중개 기능이 원활히 작동하도록 대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금감원은 부동산 경기 부진에 따라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건전성·유동성 리스크 관리 강화를 지도하고, 익스포저가 큰 증권사·사업장의 위험요인에 대해 면밀히 점검해갈 예정이다.

그는 "부동산 PF 관련 단기금융시장 상황이 금융회사 건전성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잠재리스크 관리를 한층 더 촘촘히 하고 손실흡수능력을 충분히 확보할 것"이라며 "단기 성과에 집착해 선제적 리스크관리를 소홀히 한 금융기관에 대해서는 그 책임을 명확히 하기 위한 조치를 병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신용경색이 시스템적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연말 북클로징 앞두고 시장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채권 만기조정을 통해 대비하고 있다"며 "1997년 IMF와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교할 때 지금은 관리가능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은행의 건전성 지표는 대체로 양호한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고 봤다. 최근 환율 급등으로 국내은행의 외화부채가 급증한 것을 두고는 "은행의 외화자산 규모가 외화부채보다 크고 외화포지션 관리, 환 헤지 등 리스크관리를 하고 있다"며 "환율변동이 은행의 건전성·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답했다.

금리 급등으로 차주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금융당국과 정부는 급격한 금리상승기에 금융이용자의 금리부담 경감을 위해 개인사업자 차주를 위한 새출발기금, 저금리 대환대출, 주담대 차주를 위한 안심전환대출 등 취약차주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은행 등 개별 금융회사 역시 변동금리 고객의 이자부담을 완화하는 금리상한형 주담대 등 자체적으로 다양한 취약차주 지원방안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