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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열사에 이익 몰아준 한국타이어…공정위, 80억 과징금 부과 및 검찰 고발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공정거래위원회는 8일 한국타이어에 과징금 80억원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계열사가 제조하는 타이어 몰드를 다른 몰드 제조사보다 비싼 가격에 사줘 이익을 몰아준 혐의다. 지원을 받은 계열사는 매출과 점유율이 크게 늘었다. 한국타이어 총수인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 아들들은 이 계열사 지분의 절반가량을 보유해 100억원대 배당금을 챙겼다.

공정위는 8일 기업집단 한국타이어 소속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계열사 MKT(한국프리시전웍스)로부터 타이어 몰드를 고가로 구매하는 부당지원으로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80억300만원(잠정)을 부과하고 한국타이어를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2011년 MKT홀딩스를 설립해 타이어 몰드 납품회사인 한국프리시전웍스를 인수했다. MKT홀딩스의 지분은 한국타이어가 50.1%, 조 회장의 아들인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과 조현식 한국타이어 고문이 각각 29.9%와 20.0%였다. 이후 MKT가 MKT홀딩스를 인수했고 지분율은 그대로 유지됐다. 한국타이어는 MKT를 계열사로 편입한 이후부터 다른 몰드 제조사에서 구매하던 몰드 물량까지 MKT로 돌려 거래를 늘렸다.

다른 몰드 회사들의 불만이 커지자 한국타이어는 다른 회사들에 대한 발주 비중을 늘리는 한편, 2014년 2월부터는 MKT를 지원할 다른 방식인 '신단가 정책'을 시행하기 시작했다. 신단가 정책은 한국타이어가 MKT에서 몰드를 구매할 때 제조원가에 더해 판관비(판매관리비용) 10%와 이윤 15%를 보장하는 방식이었다. MKT가 판매단가 기준 25%의 이익을 기본으로 낼 수 있게 한 것이다. 금호·넥센 등 다른 타이어 제조사는 몰드 제조사에 판관비나 이윤을 보장하지 않는다. 한국타이어도 신단가 정책을 시행하기 이전에는 이런 방식으로 몰드를 구매한 적이 없었다.

한국타이어는 여기에 MKT 몰드 제조원가를 실제 제조원가보다 30% 이상 부풀려 구매 가격에 반영해 MKT가 실제로 40% 이상의 매출이익률을 볼 수 있게 했다. 신단가 정책을 통한 한국타이어의 MKT 부당지원은 한국타이어가 2018년 2월 MKT 몰드 단가를 15% 인하할 때까지 계속됐다.

한국타이어가 부당지원에 나선 2014년 2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MKT는 매출액 875억2000만원, 매출이익 370억2000만원, 영업이익 323억7000만원을 기록했다. MKT의 매출이익률은 42.2%에 달했는데, 이는 경쟁사 대비 12.6%포인트 높은 수준이었다고 공정위는 밝혔다.

2010∼2013년 13.8%였던 MKT의 영업이익률은 2014∼2017년 32.5%까지 상승했다. 국내 몰드 제조시장 점유율도 2014년 43.1%에서 2017년 55.8%로 뛰었다.

부당지원에 따른 이익은 한국타이어 총수 일가에게로 흘러 들어갔다. MKT는 2016∼2017년 조현범 회장에 65억원, 조현식 고문에 43억원 등 총 108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MKT는 MKT홀딩스가 한국프리시전웍스를 인수할 때 차입한 348억5000만원도 그대로 떠안아 2015년 상환을 완료했다.

황원철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이번 조치는 한국타이어에 핵심 부품을 납품하는 회사를 수직계열화하는 과정에서 특수관계인이 상당한 지분을 취득한 후 그 계열사에 과다한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는 가격정책을 시행하는 방식을 통한 부당내부거래를 제재한 사례"라고 밝혔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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