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평균 금리가 7%가 되면 소득이 원리금에도 못미치는 차주가 12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리금을 갚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최저 생계비조차 남지 않는 차주도 19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금리 급등으로 가계 대출 평균 금리가 이미 5%를 넘긴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9일 금융감독원이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대출자 1646만명 가운데 가계 대출 평균 금리가 7% 수준이 되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90% 초과 대출자는 120만명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DSR이란 연소득 대비 연간 갚아야할 대출 원리금의 비율을 말한다. 소득으로 소득세와 건강보험료 등 조세도 내야하기 때문에, DSR 90%를 넘게 되면 세금만 내도 원리금을 못 갚는다는 것을 뜻한다.

평균 금리가 3.96%였던 지난 3월 말에는 DSR 90% 초과 대출자가 90만명이었지만, 금리가 3%포인트(p) 오른다고 가정했을 경우 30만명 늘어나는 것이다. 업권별로 보면 은행의 경우 DSR 90% 초과 차주가 지난 3월 말 28만7000명에서 43만7000명으로, 제2금융원은 62만명에서 76만명으로 늘어난다. 직업별로도 자영업자는 21만9000명에서 28만명, 비자영업자도 68만8000명이던 것이 91만7000명으로 증가한다. 여러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도 45만6000명에 달하게 된다.

DSR 90% 초과 차주의 부채는 3월 말 253조9000억원이었지만, 가계 대출 평균 금리가 7% 수준일 경우 335조7000억원으로 81조80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출 평균 금리가 7%로 오를 경우 DSR이 70~90% 수준인 차주도 19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DSR 70% 초과는 일반적으로 소득에서 최저 생계비를 빼면 대출 원리금을 감당하지 못하는 차주로 분류된다.

지난 3월 말 140만명이었지만 190만명으로 늘게 되며, 이들의 부채는 357조5000억원에서 480조4000억원으로 122조9000억원 급증한다.

김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