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 KDI 마저 “1.8% 성장 그칠 것”
6개 기관 내년 성장률 전망 평균 1.9% 불과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최근 국내·외 주요 연구기관들이 전망한 내년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 평균이 1.9%에 그치고 있다. 2%에 미치지 못하는 성장률은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0.7%)이후 처음이다.
고물가와 이에 따른 고금리가 영향을 미쳐 반짝 회복세를 보이던 경기가 다시 꺾이는 모양새다. 내년 본격적인 ‘더블딥(이중침체)’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KDI ‘2022년 하반기 경제전망’에 따르면 내년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은 1.8%에 불과하다. 지난 5월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제시한 2.3%에서 0.5%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2%에도 미달하는 성장률은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0.7%), 글로벌 금융위기 때 2009년(0.8%),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5.1%), 2차 오일쇼크 때인 1980년(-1.6%) 등을 제외하고는 전례가 없다.
국책연구기관 마저 내년 성장률을 1%대로 전망한 것은 한국경제가 맞이한 복합위기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읽힌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2.5%, 2.1%로 제시한 바 있는데 향후 이를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민간 연구기관에서는 앞서 1%대 전망치를 내놓았다. 한국금융연구원(1.7%), 하나금융경영연구소(1.8%)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경제연구원도 세미나에서 성장률 전망치로 1.9%를 언급했다. 해외에서는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1.9%)가 내년 한국경제 성장률을 1%대로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2.0%), 경제협력개발기구(OECD·2.2%), 아시아개발은행(ADB·2.3%) 등은 우리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 초반대로 제시했다.
무엇보다 내년 우리 경제의 주요 버팀목인 총수출의 증가율이 올해보다 크게 밑돌 것으로 전망됐다. KDI는 내년에 1.6%(물량 기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올해 예상되는 수출 증가율(4.3%)에 비해 크게 낮은 수치다.
또 미국의 금리 인상 가속화가 이어지고 세계 경기가 크게 위축된다면 우리 경제의 성장세가 더욱 둔화할 위험이 크다는 분석이다. 중국 경기가 '제로 코로나' 정책과 부동산 시장 등으로 급락하는 경우도 한국의 수출과 제조업에 악영향을 끼치는 위험 요인이다.
대내적으로는 기준금리의 가파른 인상, 금융시장의 신용 경색 등이 위험 요인으로 거론됐다. KDI는 "우크라이나 사태의 악화 등으로 원자재와 곡물 가격이 급등할 경우 전 세계적으로 물가 상승 압력과 경기 둔화 압력이 가중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분석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경제성장률만 갖고 경기 국면을 판단하는 건 아니지만 잠재성장률이 대략 2% 내외라면 1.8%는 그보다 하회하는, 그래서 내년에는 ‘경기 둔화 국면이다’ 이렇게 진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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